12차례 검사는 '음성', 13번째 사후 검사서 '미결정'…다른 병원 검사결과 '음성'
방역당국 "영남대병원 실험실 잠정 중단"…"부검은 필요치 않아"
지난 18일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숨진 17세 고교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대병원이 아닌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와 서울대학교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서 사후 검사를 다시 진행한 결과, 3개 기관 모두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소년이 감염된 것이 아니라 영남대병원에서 처음 실시한 진단검사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추정하는 중이다. 다만, 진단키트나 검사 행위 자체의 문제는 아니고 검체 채취 후 이를 보관 관리하는 실험실에서 잘못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권준욱 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18일 대구에서 사망한 17세 소년의 코로나19 감염여부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와 복수의 대학병원에서 검체 검사를 실시했다"며 "금일 오전 개최된 진단검사관리위원회에서 코로나19 음성으로 최종 판정됐다"고 밝혔다.앞서 이 소년은 생전에 기저질환이 없었으나 최근 두통과 폐렴이 발생해 영남대병원을 찾아 입원치료를 받았다. 병원 의료진은 코로나19를 의심해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입원 기간 동안 소년은 코로나19 검사를 지속해서 받았다. 3월 13일부터 총 12차례의 검사를 실시했을 때 모두 음성이었다.그러나 18일 오전 소년이 사망한 뒤 소변과 가래로 실시한 13번째 검사에서 지금까지의 진단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2개 유전자 부위에서 일치를 보이면 '양성'으로 판단하는데 1개 유전자 부위에서만 양성 반응이 나와 '미결정'이 된 것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확진 여부를 미루고 재검사에 들어갔다.질본은 미결정 반응을 보인 호흡기 세척물, 혈청, 소변 등 잔여검체를 인계받아 재분석을 시행했다. 서로 결과를 비교해서 보기 위해 서울대학교병원과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도 동일검체를 의뢰해 같은 방식의 검사법으로 진단에 들어갔다.그 결과 질본과 2개의 병원에 있는 소년의 모든 검체에서 코로나19가 검출되지 않았다. 특히 영남대병원에 있는 기존 검사 자료를 재판독한 결과 환자 검체가 전혀 없는 대조군 검체에서도 반응이 확인됐다.이 각각의 검사 결과와 영남대병원의 검체 분석 오류는 이날 오전 열린 코로나19 진단관리위원회의 결정으로 시비가 가려졌다. 민관 진단검사 전문가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검사결과를 교차해 볼 때 최종 음성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유천권 방대본 진단분석관리단장은 "실험실 오염 또는 기술 오류 등으로 인한 미결정 반응 가능성이 합리적으로 의심된다"며 "실험실을 점검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질본은 영남대병원 내 실험실에 대해 금일 오전 코로나19 검사를 잠정 중단하도록 했다. 향후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파견해서 실험실 관리를 지원할 예정이다.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신중하게 검사 결과를 의뢰한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것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고, 코로나19 감염으로 확인되지 않은 만큼 부검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매듭을 지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