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주자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부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까지. 미국내 유명인사 최소 12명의 트위터 계정이 비트코인 사기단으로부터 무더기 해킹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 머스크·바이든 등 정재계 인사 최소 12명 해킹 피해 :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사건은 370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머스크 CEO의 트위터 계정에 "아래 비트코인 주소로 돈을 보내면 2배로 돌려줄 것"이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머스크 CEO의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은 곧 삭제됐지만, 이후 같은 내용의 트윗이 계속 올라왔다.
이날 해킹 피해를 입은 사람들 중에는 버락 오마바 전 미국 대통령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CEO,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가수 카니예 웨스트 등 정재계와 연예계 인사들이 포함됐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하원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과 애플, 우버 등 기업 계정들도 주요 표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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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트위터. '비트코인 1000달러를 보내면 2000달러로 돌려주겠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 뉴스1 |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처럼 평소 기부를 많이하는 인사들의 계정에는 "비트코인으로 얻은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고 적혀 있어 속은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 사기 피해 규모 최소 1억3천만원: 현재까지 12비트코인 이상의 비트코인이 모여, 피해 규모는 최소 11만5000달러(약 1억3816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전에도 잭 도시 트위터 CEO 등 유명 인사의 개인 계정이 해킹을 당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광범위한 규모로 해킹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해킹 피해자들 중 상당수는 2단계 인증을 사용했는데도 해킹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공격이 어떻게 시작됐고, 왜 몇 시간이나 이어졌는지 불명하다"면서 "일부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계정을 넘겨 받아 트위터 사용자를 대신해 글을 올릴 수 있게 하는 내부 트위터 통제에 누군가가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美의원 FBI·법무부 조사 촉구…대선 악용 가능성 : 워싱턴 정가에서는 해킹에 따른 당장의 경제적 피해보다도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메시지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조시 홀리(공화·미주리) 상원의원은 이와 관련해 "해커들이 시스템 서버에 대한 공격이 성공한다면 모든 사용자의 개인 정보 보호 및 데이터 보안에도 위협이 된다"며 미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 차원의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트위터 측은 이에 "보안 사고가 있었다"고 인정하고 비밀번호를 바꿀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현재 회사 측은 대규모 해킹 사건의 배후를 조사 중이며, 곧 추가 성명을 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