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회의서 총재직 사의 표명 "일정기간 치료 필요"
후임 총재 경선은 양원 의총서 이르면 2주내 실시될 듯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자신의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TV아사히 등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 총재인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자민당 본부에서 주재한 임시 주요 당직자회의를 통해 당 총재직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아베 총리는 회의에서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해 일정기간 치료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면서 "업무수행을 할 수 있는지 판단이 되지 않아 사의를 굳혔다. 책임을 다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에게도 사임 의사를 전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상황에 폐를 끼치지 않으면 사임할 시기가 지금밖에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궤양성 대장염은 복통과 혈변 등을 수반하는 원인 불명의 만성 질환으로서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정한 난치병 가운데 하나다. 아베 총리는 이 병을 중학교 3학년(17세) 때부터 앓아왔으며, 성년이 돼 정계에 입문한 뒤에도 치료를 받느라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지난 2006년 9월 집권 자민당 총재 당선과 함께 일본의 전후(戰後·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최연소 총리가 됐던 아베 총리가 불과 1년 만에 총리직을 그만둔 것도 이 병이 악화됐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의 이날 사의표명을 놓고 "13년 전의 악몽이 재현됐다"고 전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자민당 간부들에게 "지난 정권(2006~7년 첫 집권기) 때처럼 갑자기 사임해서 폐를 끼쳐선 안 되기 때문에 (미리) 결단한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의원내각제를 택한 일본에선 관례상 원내 제1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따라서 아베 총리가 자민당 총재직에서 물러나면 총리직 또한 자동 반납해야 한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앞으로 자민당 총재 경선을 통해 새 총재가 결정될 때까진 당분간 총리로서의 업무는 수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의 현행 당칙은 현 총재의 임기(3년)가 만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긴급히 총재를 뽑아야 할 땐 당 대회를 대신 중·참의원 양원 합동 의원총회를 통해 경선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당 대회를 통해 총재를 뽑을 땐 전국 당원들의 우편투표까지 선거결과에 반영해야 해 일정 고시에서부터 대회 개최까지 최소 2주가량이 걸린다.
그러나 양원 의총을 통한 총재 경선엔 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지방자치단체) 지부 연합회의 표만 반영되기 때문이 그 절차와 시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