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제실적 신경 쓰다 초기 대응 놓쳐…위험성 과소평가
바이든 코로나 잡는 것이 최우선 과제…"마스크 의무화하겠다"
미국 대통령선거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코로나'였다.
연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을 '세계 최다' 감염자·사망자 발생 국가로 만들면서 유행 초기 그 위험성을 평가절하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또한 결국 재선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국제통계 웹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대선 투표일인 6일 현재 1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이가운데 24만 여명이 숨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당국자들로부터 코로나19 위험성을 보고받은 뒤에도 "미국의 코로나19는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 "날이 따뜻해지면 코로나19는 사라질 것"이란 등의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올 4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 예방책의 일환으로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을 땐 "어디까지나 선택사항일 뿐"이라며 자신은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해 집권 공화당 내부로부터도 "과학을 경시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석상에 마스크를 착용한 것은 7월 월터리드 군병원 시찰 때가 처음이었다. 그러나 3개월 뒤엔 코로나19에 걸려 그 병원에 입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과소평가했다'는 비판에 대해 "국민들이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패닉(공포)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패닉에 빠진 건 트럼프 자신이었다"(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란 비판을 들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코로나19 유행 초기 대응을 소홀히 한 건 당시 미국의 경제상황과도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재선 도전을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경제실적을 홍보하는 데 주력했다. 일례로 미국에서 처음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던 1월 말 뉴욕증시는 30년래 최고수준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2월 미국의 실업률은 3.5%로 50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그러나 이후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되고 그에 따른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지난 9개월 새 미국에선 약 10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그 결과, 여론조사 업체 갤럽 조사 기준으로 올 3월 60%대에 이르렀던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최근엔 40%대까지 떨어졌다.AFP통신은 이와 관련, "코로나19 대응 문제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표를 깎아먹었다"고 지적했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세에서도 민주당과 언론들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과장하며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플로리다주 유세에선 자신이 재선에 성공하면 코로나19 대응책을 놓고 일부 갈등을 빚었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해임을 검토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지만 대선 패배로 자신도 백악관을 나와야 할 처지가 되고 말았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반대로 2일 오하이오주 유세에서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파우치 소장을 중용하겠다고 밝혔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화이자 등 주요 제약사를 상대로 '대선 전 코로나19 백신 출시'를 종용해왔지만 결과적으로 이 또한 성사되지 못했다.결국 파우치 소장을 자르기 전에 자신이 먼저 국민으로부터 해고당한(You are fired!) 셈이다.바이든 당선자는 자신이 취임하면 제일 먼저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유세과정에서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는 등 솔선수범을 보여주었다.집권 이후 바이든 당선자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코로나19 방역'이라고 전문가들을 입을 모으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