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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4-05 00:47
SK하이닉스 두드린 아마존, 삼성 서버D램 리콜 후폭풍
"삼성전자, 핵심 고객사 '아마존' 가격협상서 불리한 입지 우려"
삼성전자 주력제품인 10나노미터 후반급(1x nm) 서버 D램 불량 사태로 주력 고객사인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삼성 압박에 나섰다. 아마존은 SK하이닉스에 1x나노 서버 D램 공급 능력을 문의하며, 생산물량과 스펙 등을 요청했다. 아마존은 삼성전자의 서버 D램 최대 고객사 중 하나다.
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아마존에 공급하는 서버 D램 제품에서 불량이 발생해 클레임을 받았다. 아마존이 품질 불량을 이유로 리콜을 요청하면서, 세계 1위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신뢰도가 훼손됐다.
여기에 시장 영향력이 큰 핵심 고객사인 아마존이 SK하이닉스에 서버D램 공급 물량 확대를 타진하면서, 삼성전자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아마존이 삼성 물량을 줄이고, 하이닉스 물량을 늘리는 안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양사를 저울질하며 가격 압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1x 나노 공정의 경우 삼성전자의 생산능력이 하이닉스보다 월등히 높지만 하이닉스의 추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아마존 입장에서는 양측에 모두 공급 가능 물량과 스펙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존이 당장 고객사를 완전히 갈아타지는 않겠지만, 향후 삼성전자의 서버D램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문제가 된 공정을 찾아 해결을 마쳤다는 입장이지만 신뢰도 이슈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구글 등 서버D램 핵심 고객사인 데이터센터·서버 업체들의 재고 축적과 신규 구매 지연으로 실적 타격이 큰 삼성전자는 이번 불량 이슈로 인해 향후 가격협상에서도 난감한 위치에 서게 됐다. 어떻게든 재고를 줄여 가격 상승 모멘텀을 만들어야 하는 삼성 입장에서는 고객사와의 협상에서 불리한 카드를 쥐게 된 것.
삼성전자는 표정관리 중이다. 이번 사태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다시 불량이 발생하면서 가뜩이나 고객사와의 '재고 전쟁'을 치르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겹악재'를 맞게 됐다. 손실 규모가 8조원이란 일부 보도에 대해 삼성전자는 "말도 안 되는 숫자"라고 반박했다. 업계는 불량 제품 규모가 수천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버D램의 가격 하락 전망도 비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서버 D램은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급이 부족해 모바일 D램보다 20% 이상의 가격 프리미엄을 받는 '효자'제품이었다. 고객사들로부터 초고사양 제품 주문과 문의가 먼저 들어올 정도로 수요와 수익성 모두 '프리미엄'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최근 고객사의 재고 축적으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반도체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는 서버 D램에 대해 "1분기 높은 재고 수준과 전통적인 비수기가 도래하면서 상당한 실패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며 "북미 데이터센터 몇 곳이 지난 3월 발주를 시작했지만, 전체 구매 건수는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서버 D램 가격은 2분기 20%가량 하락한 뒤 3·4분기에도 각각 10% 안팎의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높은 재고수준도 부담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 초 PC 및 서버 D램 고객사 재고 분량을 6주일치로 추정했는데, 3월 말 기준 재고수준은 7주일치로 되레 늘었다. 가격이 더 떨어질 때 까지 기다리는 대형 고객사들의 구매 지연이 계속된 여파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반도체 재고자산은 2017년 대비 83% 증가한 12조7630억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메모리업체들이 30% 이상의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대규모 물량을 생산했는데, 반도체 경기가 급격히 둔화되며 데이터센터 등 주요 수요처에서 구매를 줄여 재고가 급증하는 '다운사이클'이 짙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