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목사(루터교 은퇴/미주 크리스천 문인협회원)
기해년(己亥年)을 생각한다
-2019년을
맞아-
기해년
새해가 시작된 지도 몇일이 지났다.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이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몇일이란 시간은 각자 상황에 따라 길게도 느껴지고 짧게도 생각될 것이다. 시간의
길이는 물리학적으로는 똑같지만 개인이 처한 상황과 신체적ㆍ심리적 조건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 지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마음먹기에 따라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되는 새해는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 다짐이란
각자가 ‘이것만은 성취해야만 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각오에서
온다. 다짐을 한다는 의미에서 어떤 사람에게는 날마다 새해 아침이 될 수도 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누구에게나 확실한 것 하나는 한 해가 지나고 나면 지나쳐버린 지난해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위를
떠난 화살과 같다. 유일무회(唯一無回)한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계절은 쌍방통행이라 항상 춘하추동(春夏秋冬)으로 매년 반복된다.
하지만 사람은 한번 가버리고 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누구에게나 하루하루가 그렇게 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24시간이
이렇게 귀하니 이 하루는 우리 일생의 축소판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처럼
일생의 축소판 위에서 하루 하루, 평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의미있는 삶을 만들어낼 것인가는 개인에 달려
있다. 같은 물을 마시고도 뱀은 독을 뿜어내고, 젖소는 우유를
제공한다. 후회없는 삶을 만들어 내기 위해 올 한 해 우리는 과연 어떤 삶을 또 살아가야만 할지 새해를
맞이한 지금이야 말로 지난 한 해의 성적표를 재점검해야 할 때다.
같은
물을 마시고서도 독을 뿜어내는 뱀, 우유를 제공하는 젖소와 달리 사람들은 일생에서 걸어가야 할 길이
따로 있다. 이 길을 걸어가기 위한 첫걸음은 현재까지의 과거를 회고해 버릴 것과 고칠 것이 있으면 즉시
반성하고 수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어 오늘에 충실하면서 하루하루를 후회없이 살아 갈 수 있도록 그날
그날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최선의
삶이란 자기 유익만을 위해 여생을 살 것이 아니라 남의 유익을 위해 일조할 수 있는 생업(生業ㆍLife Work)에 충실하는 것이다.
기해년을
맞아 새해를 축하하는 뜻에서 ‘근하신년’(謹賀新年)이란 말이 여러 사람들의 입에서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 서로에게 축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근하신년’을 전하지만 각 개인들은
정말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할 갖가지 사연들을 안은 채 올 한 해를 살아가게 될 것이다.
앞을 알 수
없는 한 해의 여정 길로 이미 들어선 상황 속에서 우리는 괴로우나 즐거우나 뚜벅뚜벅 하루 하루를 걸어가야만 한다.
각
가정마다 나름대로 김치 맛이 다르듯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인 듯 자신의 색깔과 맛으로 살아가야 한다. 이를
통해 2019년 기해년이라는 저 창공에 조그마한 조각배가 되어 끝없는 항해를 계속해 나아갈 수 있도록
그날 그날을 꿋꿋하게 노력하는 삶을 이어가야 한다.
올해는 ‘황금
돼지해’인데 달이면 달마다, 날이면 날마다, 매일 매일, 순간 순간을 게으르지 않게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내
두 팔을 항상 가지로 삼고 내 두 다리는 든든한 뿌리가 되어 기해년 365일을 늘 다시 시작하는 심정으로
꾸준하고도 성실하게 살아 나아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