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목사(루터교 은퇴/미주크리스천 문인협회원)
빛을 찾은 사람들
-광복 70주년에 부쳐
빛을
찾았다는 것은 이미 빛을 잃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전제(前提)란 내세우고 있는 기본을 시인(是認)하는 것을 말한다.
신구약 성경 66권은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같은 말과 같은 글을 사용하는 단일 민족으로 보고 있고, 쌀 농사를 지을
때 묘판(苗板)처럼 이스라엘 민족을 그림자로 설명하고 있다.
그림자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물체(物體)가 있기 마련이다. 이스라엘
민족은 애굽에서 430년간이나 기나긴 노예 생활을 했고, 여기서
벗어나 40년간 광야생활을 거쳐 가나안으로 인도된다.
이스라엘
민족이 걸어온 길과 우리 민족이 걸어온 길이 기간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비슷하다. 이스라엘 민족은
애굽에 묶여 노예 생활을 했지만 우리는 일본의 억압하에 노예 생활을 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한국은 1910년 8월29일 청일전쟁과
러일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파죽지세에 있었던 일본에 의해 합방이 된 뒤 1945년 8월15일 대한민국 독립까지 일본의 무단정치에 억눌려 있었다.
서구 식민지 정책과 달리 일본은 한민족의 문화를 말살하려고 한국과 일본이 통합하려 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로 인해 우리 민족은 36년간의 식민지 생활 동안 탄압과 억압에
굴복당하는 학정을 당하고 기본권을 박탈당했을 뿐 아니라 강제노동과 강제 징병에 시달리며 역사ㆍ언어ㆍ문화까지도 탄압을 받아야만 했다.
심지어 일본은 한국인의 성과 이름도 일본식으로 강제로 고치도록 했고, 전쟁
물자와 자국민 복지를 위한 식량 공급은 물론 각종 약탈을 감행하며 우리 민족을 괴롭혔다.
이
같은 온갖 탄압 속에서도 조국의 광복을 위한 지하운동이 맹렬히 펼쳐졌고 해외에서는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광복을 위한 광복군 등의 조직에 의해 항일투쟁이
계속됐다.
드디어 1945년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위력에 놀란
일본은 같은 달 15일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으며 아울러 우리도 광복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광복(光復)’이란 뜻은 ‘빛을 되찾았다’는 뜻으로 ‘건국의
회복’을 의미하는 낱말로 광복절은 1948년에 제정되었으며 어둠이 가고 새롭게 빛을 맞이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광복이
되기 전, 주권을 빼앗겼던 당시 우리 민족의 삶은 어둠 가운데 있었다.
‘빛’의 반대말은 ‘ 흑암’인데 빛을 헬라어로 ‘포스( φω
)’라 한다. 이는 ‘로고스( λογο ㆍ말씀)’란 말에서 왔으며 ‘ 사람들의 생명’을 뜻한다.
그러기에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고 했고(요한복음 1:4), 다윗 왕은 ‘주의 말씀은 내 길에 빛’이라고 했다(시편 119:105).
이 빛이 곧 하나님을 뜻한다.
따라서 하나님에게는 어둠이 조금도 있을 수가 없다고 했다(요한 1서 1:5). 이때
어둠은 헬라어로 ‘스코토스( σκοτο )’라 하는데 생명의 반대되는 뜻으로 ‘죽음’을 의미한다.
성경의 주제는 바로 이 어둠에서 우리를 빼내는 일이다(베드로전서 2:9). 교회를 헬라어로‘ 에크레시아( κκλησια)’라 하는데 죄와 허물로 죽었던 우리를 끄집어내어
하나님이 살리려는데 있다(에베소서 2:1)고 했다.
솔로몬 왕도 우리 일생의 모습을‘ 어둠 가운데서 먹으며 번뇌와 병과
분노가 저에게 있다’고 했다(전도서 5:17).
또 사도
바울도‘ 그가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 내사 사랑의 나라로 옮겼다’고
했다(골로새서 1:13~14). 그렇다면 이스라엘 민족에게
유월절은 우리의 광복절에 해당한다.
올해로 광복 70주년을
맞아 해바라기가 햇빛 따라 피어나듯 이제는 우리 모두가 ‘빛을 찾은 사람들’이 되어 밤에는 달처럼, 낮에는 해처럼 살아가길 간절히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