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레이크 빌딩 리스 연장 않고 직원 1,000명 다른 건물 배치
아마존이 본사가 있는 시애틀의 한 건물에 대해 임대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탈시애틀'을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마존은 10일 올해말로 임대 계약이 끝나는 사우스 레이크 유니언 인근 사무실 건물 임대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현재 그곳에서 일하는 1,000여명의 직원을 다른 건물로 재배치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이 지난 지난 10년간 사용해온 이 빌딩은 웨스트레이크 2201번지에 있는 일명 ‘바제아’ 건물이다.
아마존은 재임대 계약을 하지 않는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항상 그랬듯이 사업상의 필요, 성장 전망, 인적재원 접근성 및 직원들의 여망 등을 근거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관계자들은 아마존이 시애틀 대신 벨뷰를 성장 근거지로 삼는 일련의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지적하고 아마존 같은 대기업체들에 인두세 부과를 시도하는 등 시의회의 비우호적 정책에 대한 반발로 웨스트레이크 건물에서 철수하는 것이라며 시의회를 비난했다.
아마존은 지난 2018년 시의회가 인두세 도입법안을 상정하자 즉각 반발하고 다운타운의 트라이앵글 구역에 자체 건물로 신축 중이던 ‘블록 18’ 빌딩이 완공돼도 입주하지 않을 것이며 역시 다운타운 인근 레이니어 스퀘어에 신축 중이던 건물의 임대권도 서브리스를 주고 입주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었다.
시의회는 결국 압력에 굴복하고 인두세 계획을 철회했지만 아마존은 지난해에도 레이니어 스퀘어의 72만2,000 평방피트 오피스 건물을 서브리스 하겠다고 버텼다.
그뿐 아니라 작년 말 실시된 시애틀시의원 선거에서는 친 아마존 계열 후보 7명에 150만달러 가까운 거금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들 중 고작 2명만 당선됐다.
올해 들어 시의회가 다시 연소득 15만 달러 이상의 관내 근로자들에게 봉급의 1.4%를 소위 ‘점프 스타트’ 세금으로 내년부터 징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아마존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올해 초 워싱턴주 하원이 킹 카운티를 포함한 지역의 대기업체들에 인두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상정하자 이를 지지하고 나섰다.
지난 2016년 벨뷰에 처음 진출한 아마존은 오는 2025년까지 그곳에 직원 2만5,000명이 입주할 사무실 건물을 신축하거나 임대할 계획이라고 지난주 발표했다.
또 지난해에는 전 세계 아마존 사업을 운영하는 부서가 통째로 벨뷰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애틀 지역 직원들 중 상당수가 내년까지 벨뷰로 옮겨간다는 의미다.
현재 아마존 본사는 시애틀과 벨뷰에 임대건물 700만 평방피트와 자체건물 589만 평방피트를 보유하고 있어 작년보다 1만명이 늘어난 총 5만5,000여명의 직원을 수용하기에 충분한 상태다. 아마존은 역대 최대인 3만3,000명의 영업직 및 기술직 직원을 전국적으로 모집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중 가장 많은 비율인 6,600명 가량이 시애틀 지역에 배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