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된 장소 군집·바이러스 변이·낮은 면역력' 대유행 조건 3요소 갖춰져
정부 "유행, 완화 반복하다가 겨울철 대유행 가능성…대비책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확진자가 나오지 않더라도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한 완전한 종식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사이의 중론이다.
다른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와 달리 '코로나19'는 전파력이 매우 커, 얼마든지 계절성 독감 바이러스처럼 재유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다가올 겨울이 가장 큰 고비로 꼽히고 있다. 정부도 최근 이를 대비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21일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전 메르스 즉각대응 태스크포스 팀장)는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감염병은 바이러스의 변이와 낮은 면역력, 기후나 밀폐공간 등의 환경 요인까지 세 가지 요소가 어우러지면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며 "이러한 정황을 봤을 때 앞으로 다가올 겨울이 가장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실제 지난 1910년대 전 세계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도 겨울에 가장 유행했다. 스페인독감은 1918년 여름 첫 확산기를 가진 뒤 같은 해 가을과 겨울 더 큰 확산기가 있었고, 이후 잠잠해지다가 다시 다음해 초겨울 세 번째 확산기를 가졌다.'코로나19'의 첫 발생시점은 중국 우한시 화난시장에서 폐렴환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던 지난해 12월로 알려져 있다. 올해 1~2월 겨울을 지나며 국내에서도 대유행이 시작됐고 아직 쌀쌀한 3~4월이 되면서 전 세계로 퍼졌다. 따라서 앞으로 다가올 겨울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가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또 역설적으로 전 세계가 방역에 나서 비감염자 수가 감염자보다 훨씬 많다보니 '군집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것 역시 대유행의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보면 전 국민 5000만명 대비 감염자 1만명대 비율은 0.02%로, 99.98%는 면역력을 발휘할 항체가 없는 셈이다. 더욱이 항체가 있더라도 실제 지속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아직 알지 못한다.특히 겨울은 추운 날씨인 만큼 따뜻하고 밀집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몰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여름에도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실내시설이 위험할 수 있지만 겨울만큼 야외활동량이 적진 않다.김우주 교수는 "사실상 현재 우리나라 확진자가 감소 추세는 최근 야외 활동하기 좋은 날씨도 영향을 주고 있을 것"이라며 "9, 10월이 되면 기온이 내려가고 바이러스 생존기간도 길어지며, 군집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도 잘 안 지켜져 다시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좋은 조건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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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시민들이 휴일을 보내고 있다. 2020.4.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정부도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20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유행과 완화를 반복하다가 겨울철이 되면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되고 밀폐된 환경 속에서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이를 위한 준비와 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정 본부장은 "많은 전문가들도 현재 코로나19 유행이 빨리 종식되기 어렵고, 바이러스 특성 자체가 경증이나 무증상에서도 전파가 되는 등 전파력도 크다고 본다"며 "감염 이후엔 면역력 수준이 어디까지 올라갈지, 언제까지 지속될지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에 완전히 종식시키긴 어렵고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토착화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정은경 본부장은 "면역력 형성이나 유행의 정도 등을 봐야 판단할 수 있다"면서도 "어느 정도 몇 년간은 유행이 계속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