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 발견된 비둘기 살처분 위기에 놓여
오리건에서 열린 비둘기 경주에서 출전했다 달아났던 비둘기 한 마리가 무려 8,000마일 떨어진 호주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이 비둘기는 미국에서 날아왔다는 이유로 살처분될 위기에 놓여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14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9일 오리건주에서 열린 비둘기 경주대회에 출전했던 경주용 비둘기 한 마리가 사라졌다가 약 두 달 뒤인 지난달 26일 호주 멜버른 한 가정집 뒷마당에서 발견됐다.
비둘기를
발견한 케빈 셀리-버드는 미국비둘기협회(APU)로부터 등록된
비둘기이며,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주인이 있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셀리-버드는 현재까지 비둘기 주인과는 연락이 닿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 비둘기가 화물선들에 기착해가며 날아온 것으로 추정했다.
셀리-버드는 비둘기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을 따서 ‘조’(Joe)라는 이름을 붙여줬고, 새로운 이름까지 생긴 비둘기는 셀리-버드의 집 마당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태평양을 건너 8,000마일(1만3,000여㎞)를 날아온 비둘기에 당연히 관심이 쏟아졌고 정부 당국에서도
나섰다. 바다로 둘러싸인 호주는 검역이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호주
농림부는 성명에서 “이 비둘기는 토종 새들과 가금업에 직접적인 위협”이라면서
“식량 안보와 야생조류에 위협이 될 수 있기에 호주에 남아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호주
검역청(AQIS)은 셀리-버드에게 연락해서 비둘기를 잡아줄
수 있는지 문의하며 “미국에서 온 탓에 조류 질병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셀리-버드는 “50㎝ 이내로 다가가면 날아가버려서 잡을 수 없다”고 거절했고 검역청은 이 비둘기를 잡기 위해 전문가를 수소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검역당국은 2015년 할리우드 유명 배우 조니 뎁이 신고를 하지 않고 전용기로 요크셔테리어 두 마리를
데리고 입국하자 안락사를 경고하며 50시간 내 나가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기록상 가장 멀리 난 비둘기는 1931년 프랑스 아리스에서 베트남 호찌민(당시 사이공)까지 24일에
걸쳐 7,200마일(1만1,600㎞)를 날았던 비둘기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의 비행기록이 공식적으로 인정될 경우 가장 멀리 날아간 비둘기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