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내정자, 인준 전까지 韓접촉 등 어려워
미대사 후보에 월터 샤프·제임스 서먼 고려돼
미국 행정부와 백악관 참모진의 갑작스런 인사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새 주한 미국 대사에 한미연합군사령부, 주한 미군 사령부를 지휘했던 월터 L. 샤프, 제임스 D. 서먼 등 외교관이 아닌 군 출신들이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물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약속을 지키는 한 회담이 무산될 것이라 보는 관료들은 별로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새 국무장관 내정자는 상원의 인준을 받을 때까지 북한 외무상은 물론 한국의 외교장관과도 접촉할 수 없다. 백악관은 아직 이 과정이 진행되도록 하기 위한 서류 작업도 끝내지 못했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
혼란을 가중시키는 건 북한이 회담에 대해 공식적인 확인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제안은 방북 특사단에 의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지만 미국과 북한이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외교적 통로를 통해 아직까지 직접적으로 언급된 것은 없다고 한 관료는 전했다. 또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공식적인 침묵 때문에 과연 북한이 미국의 협상 조건인 핵 개발 및 미사일 시험발사 자제를 약속했는지 여부에 의구심을 갖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인사 발표는 그가 외교적인 시작(회담)에 대한 모멘텀을 얼마나 잃었는지를 보여준다고 NYT는 지적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2일 뉴욕을 방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들에 북미 정상회담 결정과 관련한 설명을 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번 회담 초청이 그동안 미국이 펼쳐 온 '최대한의 압박' 전략을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사람에 따르면 맥매스터 보좌관은 회담과 관련한 몇 가지 장애물이 놓여 있으며 경제제재가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신중함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매튜 포팅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도 그동안 북한과의 회담이 실패한 이유들을 다소 장황하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회담에 대해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두 사람의 후보자는 백악관에선 볼 수 없다. 조셉 윤과 빅터 차다. 백악관 내부에선 빅터 차가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됐다가 철회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이도 있다고.
그리고 백악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자리엔 한국에서 군대를 지휘했다 은퇴한 두 명의 장군, 월터 L. 샤프와 제임스 D. 서먼이 고려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한미연합군사령부, 그리고 주한미군사령부의 사령관을 지낸 군 출신이다.
이렇게 주한 미국대사도 없고 국무부도 유동적인 상황에서 포팅어 선임보좌관 등이 많은 준비를 하고 있지만 맥매스터 보좌관조차 곧 떠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어 NSC 자체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신문은 폼페이오 장관 내정자가 북한 정권의 제거를 얘기할 만큼 강경파라는 점도 상기했다. 또 폼페이오 내정자가 중앙정보국(CIA)에서의 경력으로 북한이 제안하는 것의 진위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외교 경험이 없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복잡한 협상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잘 조언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제프리 A. 베이더 전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그들이 회담을 준비하는데엔 두 달의 시간이 있다"며 "북한의 제안에 대한 확실한 소식통(Horse's Mouth)의 말도 없고 미국의 목표에 대한 명확성도 갖고 있지 않으며 개최지와 일정에 대한 답도 없고 노련한 협상가도 갖고 있지 못하다"라고 언급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