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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9-10 01:26
'혼밥' '혼술' 전성시대 이유도 각양각색…혼밥러의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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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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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하루를 보내고 텅 빈 집으로 돌아온 나를 위로해 주는 건 이 맥주 한 잔뿐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이렇게 혼자 마신다."
최근 방영 중인 tvN의 드라마 '혼술남녀' 속 대사다. '혼술남녀'는 혼자 마시는 술의 줄임말 '혼술'을 즐기는 각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최근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혼밥'(혼자 밥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문화가 패스트푸드 식사 등에 익숙한 젊은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까지 확대되면서 '혼자' 문화는 어느덧 사회 소비문화의 한 축을 이끌고 있다.
◇'1인 가구 증가'가 '혼자' 문화 형성
이같은 문화가 형성된 가장 주요한 원인은 1인 가구 증가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소비패턴 변화로 분석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에서 가장 주된 가구유형은 '1인 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1인 가구는 지난해 11월 기준 우리나라의 총 가구수 1956만 가구 가운데 27.2%를 차지하는 520여만 가구로, 2010년 23.9%에서 3.3%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1인 가구 비중은 특히 1990년 9%에서 25년 동안 18.2%p 늘어 2015년 우리나라의 가장 주된 가구유형에 올라섰다.
직장생활 5년차인 이모씨(28·여) 역시 '1인 가구'로 '혼술'과 '혼밥'에는 이미 득도의 경지에 올랐다. 이씨는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 퇴근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 주로 '혼술'을 한다"고 답했다.
특히 경제적인 문제와 건강을 위해서도 혼자 먹는 편이 낫다고 '혼술'을 예찬했다. 이씨는 "먹고 싶은 메뉴나 술이 있어도 친구를 불러내면 꼭 내가 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혼자 먹는 것을 즐긴다"며 "딱 먹을 만큼만 먹고 집에 갈 수 있다는 점도 '혼술'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혼술', '혼밥'족이 늘자 이들을 노린 식당이 늘어나는가 하면 각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도 한끼 분량으로 소포장한 식재료를 판매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33)는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대부분의 재료를 1인분으로 팔기도 하고 전자레인지에 금방 데워먹을 수 있는 식품도 많이 팔아 이를 사서 집에서 '혼밥'을 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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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
◇자칭 '혼밥'·'혼술' 고수들의 꿀팁
사실 '혼밥'·'혼술'은 어제오늘만의 이야기도 아니고, 이제 젊은 직장인 사이에는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밥먹기·술집에서 혼자 술 먹기 등 '혼밥' 전 레벨을 석권한 '혼밥러'·'혼술족'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꿀팁을 정리해봤다.
첫째, 음식점이 부담스럽다면 처음은 집에서 시작해보자. 집에서 폐인처럼 강소주나 들이켜던 것은 이미 옛말이다. 혼자 큰 술병을 한번에 다 들이켤 필요도 없다. 최근에는 '혼술족'을 겨냥한 미니어처 주류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술을 마시면 바깥에서 실수할 위험도 적고, 돈도 적게 든다. 먹고 싶은 안주와 캔맥주, 팩소주, 저가 위스키, 봉지 와인 등을 곁들이면 훌륭한 '혼술'이 된다.
둘째, 1인 손님을 겨냥한 '맛집'을 찾아보자. 최근 일본의 유명 라멘체인 같은 인테리어에 1인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들이 늘고 있다. 먹고 싶은 메뉴를 정한 뒤 '혼자' '1인' 등의 키워드로 맛집을 검색해 찾아보는 것도 좋은 미식 탐험이 될 것이다.
셋째, 나만의 단골 술집을 만들자. 조금만 눈길을 돌려보면 집 근처에 있는 소규모 바나 이자카야 등에서 '혼술'을 하는 동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주 가는 술집을 정한 뒤 주인장과 가끔 눈빛 교환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다 보면 어느새 외롭지 않은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먹고 싶은 맛있는 메뉴와 다양한 주종을 맘껏 즐겨보자.
◇'경쟁'에 지친 사람들…'나'를 위한 시간
전문가들은 이같은 '혼자' 문화가 각광받는 원인이 단순히 '1인 가구'의 증가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경희대 사회학과 김중백 교수는 "근본적으로 개인의 권리나 영역을 존중받고 싶어하는 문화나 사조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결과"라며 "특히 젊은 세대에는 그런 문화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삶이 팍팍해지는 과정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중장년층까지 합세하면서 '혼밥' 문화가 넓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경쟁이 심화되고 사회 안에서의 안정성이 떨어지다 보니 사람과의 만남도 업무의 연장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SNS의 확산으로 직접적인 소통의 필요성도 사라지다 보니 이런 문화가 생겨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람 사이의 공공의 영역이나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가 사라지면서 사회가 개인화되는 것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면서도 "간접 소통에만 익숙해지는 사회 문화에 대해서는 앞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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