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10월14일부터 평균 7.5% 올려…올해 7개 국적항공사 모두 인상
"수요 많은 제주노선 인상으로 손쉽게 경영손실 등 보전 의심” 비판도 제기
국적 항공사들이 제주기점 국내선 항공료를 잇따라 인상하면서 최근 국내 타 노선과 해외노선에서 발생한 적자를 제주기점 국내선으로 보전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해외노선의 경우 국토교통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국내선은 20일간의 '예고'만으로 인상이 가능하기 때문에서다.
제주항공은 10월14일부터 제주기점 국내선 항공료를 평균 7.5% 인상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제주-김포 노선은 주중 7만원(이하 유류할증료 및 공항시설사용료 제외), 주말 8만5000원, 탄력·성수기 10만6500원이 적용된다.
이번 제주항공의 국내선 항공료 인상으로 따라 제주기점 항공노선을 운행하는 7개 국적항공사 항공요금이 올해 모두 올랐다.
대한항공이 지난 6월1일부터 국내선 항공료를 평균 7%, 아시아나항공이 6월20일부터 평균 3.1% 인상했다.
에어부산이 7월29일부터 여름 성수기 동안 제주기점 국내선 항공요금을 최고 11.6% 인상했고, 이스타항공은 8월 1일부터 최고 9.2%, 진에어는 8월 2일부터 최고 9.5% 올렸다.
티웨이항공도 8월부터 제주기점 항공료를 인상했다.
특히 이용객이 많은 시간대에 요금을 더 부과하는 '선호시간대' 요금을 도입하는 등 체감 인상 부담은 더 커졌다.
항공사들은 제주기점 국내선 항공료를 인상하는 이유로 최저임금 상승과 주52시간 근무제 시항 등으로 운송원가가 상승한데다 유가 부담이 커지는 등 경영이 악화됐기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항공사들이 해외노선은 그대로 두고 국내선, 특히 수익이 가장 많은 제주기점 항공운임만 인상하는 것에 대해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현행 '항공사업법'에는 항공사들이 해외노선 항공운임을 인상하려면 국토교통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반면 국내선은 항공사들이 자율적으로 요금을 정하고 20일간 예고만 하면 된다.
정부는 지난 1998년 12월 규제완화조치의 일환으로 국내선 항공운임을 신고제에서 자율운임제(20일 이상 사전예고제)로 전환하고 이듬해인 1999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적항공사들이 수시로 제주기점 등 국내선 요금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회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 서귀포시)은 지난 2107년 국토교통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국내 항공노선 운임 및 요금을 변경하도록 하는 '항공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예고제'로 돼 있는 현행 국내 항공노선 운임·요금 변경제도를 '인가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국토부장관이 '국내항공운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변경안을 인가하고, 이를 위반한 항공운송사업자들에 대해서는 면허 또는 등록 취소, 영업정지 등의 제재가 가능하도록 했다.
정부의 인가 없이 항공사들이 운임과 요금을 인상하면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금등을 결정할 경우 신고하도록 돼 있는 것과 달리, 국내선 항공요금의 경우에는 항공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한 후 단지 20일전에 예고토록 되어 있어 다른 교통수단과의 요금 결정체계와 형평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연륙교통수단으로 항공교통 이외에 대체교통수단이 미흡한 제주도는 항공운임체계를 인가제 또는 신고제로 환원하고 사업개선명령을 통해 운임 인상을 철회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위성곤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률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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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에서 관광객들이 해변을 산책하며 이른 더위를 식히고 있다.2019.5.24/뉴스1 © News1 |
국적항공사들의 제주기점 항공류 인상으로 제주관광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제주방문 내국인 관광객은 2018년 1309만명으로 2017년 1352만명보다 43만명 감소했다. 제주 내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에도 7월말 기준 771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770만2000명보다 6000명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제주지역 숙박업소와 여행사 등 관광사업체가 급격하게 증가한 상황에서 관광객 정체는 곧 관광업계의 출혈경쟁과 경영악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주관광업계는 "항공사들이 항공요금을 인상하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을 해외 또는 타지역으로 가도록 유도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며 "제주관광의 효자상품인 수학여행, 세미나관광객 유치에도 걸림돌로 작용해 도내 업계는 물론 관광객에게 부담을 가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요가 많은 제주노선 요금을 올려 나머지 국내 노선과 해외 노선에서 본 적자를 보전하려는 것이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