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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주한 미 대사 내정자를 철회하면서까지 '코피'(Bloody Nose) 전략에 무게를 싣고 있는 모습이다.

어렵게 물꼬를 튼 남북 대화 국면에 군사조치에 무게를 두는 듯한 미국의 행보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주한 미국대사에 한국계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내정됐다가 철회됐다. 우리 정부의 아그레망(임명동의)까지 받고 백악관의 최종승인만 남은 상태에서 내정 철회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강경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정이 철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정 철회 사실이 알려짐과 동시에 빅터 차 한국석좌도 외신 언론에 '코피전략은 절대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기고문을 게재하면서 이같은 해석에 무게를 더했다.

코피 전략은 경제·외교적 제재가 아닌 아닌 군사조치로 '상대방에게 공격을 가해 코피를 흘리게 함으로써 반격의지를 꺾는' 군사 전략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상대방을 죽이는 정도가 아니라 겁을 주고 기선을 제압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코피 전략에 앞서 미국 내에서는 '선제타격' 주장이 꾸준히 나온다. 북한 핵시설 등 주요 거점을 외과 수술하듯 선제 공격하자는 의미다. 

다만 선제타격시 북한의 보복 공격이 예상돼 한반도 뿐만 아니라 미 본토까지 확전될 우려가 있어 사실상 선제타격은 불가능하다는 군전문가들의 분석이 잇따랐다.

대안으로 떠오른 코피전략 실행시 북한의 보복공격 봉쇄 가능성에 대한 분석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한 곳으로 모이지 않는다.

한 군사전문가는 "전략의 의미는 이해되나 북한을 상대로 실제로 그런 작전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북한 전역에 미사일을 배치한 북한이 '코피가 난다고 해서 몸을 웅크리고 있을 지'에 대한 반문으로 보인다.

실현 가능성이 담보되지 않는 군사작전이 미국 정부에서 흘러나와 오히려 한반도 위기 관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만큼 미국의 한반도 군사작전 암시만으로도 긴장상태가 고조된다.

김 교수는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을 중국과의 아시아 패권 경쟁 구도로 설명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한반도 군사행동 암시는 평창을 계기로 물꼬를 튼 남북이 만드는 판(대화·협상)에서 움직이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북한 핵 프로그램 폐기든 한반도 비핵화든 모두 미국 주도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으로서는 한반도라는 문제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아시아 패권을 중국에게 내줄 수밖에 없다"며 "아시아 패권을 갖는 국가가 경제·외교적으로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