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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0-09 15:33
문체부 직원들, 한글날 앞두고 성금 모으기 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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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시애틀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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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혜선 전 문체부 국어정책과장. 사진-문체부 © News1>
9일 제569돌을 맞는 한글날은 2012년까지만 해도 법정 공휴일이 아니었다. 한글 창제를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해 애초 1970년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됐다가, 1990년부터 '쉬는 날이 많다'는 이유로 법정 공휴일과 국경일에서 빠졌던 것이다.
그로 인해 한글날은 점차 국민들에게 잊혀 갔다. 한글날이 언제인지, 특히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라는 기본적 사실조차도 모른다는 청소년들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설문조사가 나올 정도였다. 이런 문제의식과 함께 한글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해 기념해야 한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져 갔다.
한글날은 2006년 다시 국경일이 되긴 했지만 재계와 경제 부처 등의 반발로 쉽사리 다시 공휴일로 돌아가지는 못했다. 10월에 공휴일이 너무 몰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그래도 한글 관련 시민단체와 한글 학계에선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자며 꾸준히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해 달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이에 호응하는 의견이 점차 늘었다. 공휴일 지정이 부진한 내수경기를 살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힘을 보냈다.
정부는 결국 이 같은 사회적 여론을 반영해 2012년 12월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2013년부터 한글날을 다시 법정 공휴일로 지정했다. 공휴일에서 빠진 지 23년 만의 일이다. 물론 이 같은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이 누구 한 사람만의 힘으로 이뤄진 일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정부 내부에서나 시민사회, 학계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숨은 공로자 한 사람이 있다. 암 투병을 하다 지난달 안타깝게 42세의 젊은 나이로 하늘나라로 떠난 고 김혜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과장이 주인공이다.
고인은 2012년 문체부 국어정책과장에 부임한 후, 재임 당시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을 위한 실무를 책임졌다. 시민 사회단체를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반대 의견을 가진 경제부처 공무원들을 만나 설득했다. 자신의 업무를 넘어선 고인의 이 같은 열정은 문체부 고위간부들은 물론이고 시민사회나 학계 모두에서 인정을 받았다. 자신의 운명처럼 실무를 책임진 고인의 공직자로서 열정이 없었다면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중론이다.
한글문화연대에선 이에 올해 '우리말 사랑꾼'으로 고 김혜선 과장을 선정하기도 했다.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에 열정을 바친 점뿐만 아니라, '언어도 인권“이라는 믿음에 따라 정부에서 쉬운 말을 사용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재산과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가치를 다양한 정책으로 구현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그뿐만 아니라 고인은 외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세종학당의 확충과 한글박물관 개관에도 기여했다.
문체부에서도 올해 한글날에 맞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자발적인 내부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오는 13일 세종 문체부 청사에서 열리는 추모식에서 고인의 유족에게 공로 감사패와 함께 전달하기 위해서다. 고인의 열정과 헌신은 문체부 청사 앞 잔디밭에 설치될 추모동판으로 남게 된다.
고인은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일하는 열정뿐 아니라 다정하고 겸손한 모습으로 선후배 공직자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 한 문체부 간부 공무원는 고인에 대해 "몸은 가냘펐으나 삶에 대한 태도는 진중하고 묵직했으며, 자신의 몸과 마음은 병마로 고단했으나 언제나 환한 미소로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위안을 주었다"고 회고했다.
문체부 후배들은 고인을 이렇게 추모했다. '햇살 머금은 수선화 같은 여인,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공무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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