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용의자 IS 지도자에 충성서약 단서 잡혀
FBI ‘테러 수사’ 본격
나서
지난 2일 발생해 사망 14명, 부상 21명 등 35명의
사상자를 낸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사건은 테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을 조사중인 수사당국이 4일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짓고
‘테러 수사’로 본격 전환했다.
연방수사국(FBI)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LA 동부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사건을 ‘테러행위’(act of terrorism)로 보고 공식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FBI는 총기난사 용의자 사이드 파룩(28)의 부인 타시핀 말리크(27)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지도자에게 충성서약을 했다는 단서를 잡고 IS와 연계성을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언론들은 이날 정부 당국자를 인용, “범행에
동참한 말리크가 가명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서약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수사 당국은 또 파룩의 집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사라졌으며, 사건
현장 인근에서 파룩의 것으로 보이는 신형 휴대전화 2대가 파손돼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FBI는 앞서 총기난사 용의자 파룩이 급진적인 무슬림 사상에 빠졌으며, 전화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당국의 대테러 수사를 받아온 1명 이상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정황 증거를 잡고 파룩의 행적을 캐고 있다.
파룩은 2003년 성지순례 기간인 하지(Haji)에 수주간 사우디 아라비아에
체류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를 통해 만난 말리크와 함께 입국했다.
일부 언론들은 복수의 경찰 관계자들을 인용해 파룩이 명백히 급진화돼왔으며,
이 급진성이 총기난사 사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총기난사범 파룩은 시카고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로, 독실한 무슬림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룩의 아내 말리크는 파키스탄 출신으로 미국에 파키스탄 여권으로 입국했으며, 입국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자택에서는 파이프 폭탄 12개와 실탄 5,000여발, 폭발물 장치 수백여 개가 발견됐다. 이들이 도주하는 데 이용한 차량에서도 자동소총 2정과 권총 2정, 실탄 1,600여발이
나왔다.
제러드 버건 샌버나디노 경찰국장은 “용의자들은 총기난사 현장에서 65∼75발을 발사했으며, 경찰과의
총격전에서도 최소 70발 이상을 사용했다”면서 “이들은 차 안에 자동소총 실탄 1,400발과 권총 실탄 200발을 보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은 그러나 이들이 직장내 종교갈등으로 범행했을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
파룩이 범행 전 샌버나디노 카운티 공중보건과 송년행사에 참석했다가 다른 사람과 논쟁을 하고서 자리를 떴다가
돌아와 범행했고, 2주 전 동료 1명과 ‘종교논쟁’을 했다는 점에서 직장 내 종교갈등이 범행 동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IS를 지지하는 아마크 통신사는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이슬람 무장단체 추종자들이 미국 LA 동부 샌버나디노 시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