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재임 아키히토, 오후 5시 퇴위식…오전 조상신 참배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5월1일 오전 10시부터
일본의 제125대 왕인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30일 공식 퇴위한다.
29일 NHK·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궁내청(왕실 담당 기관)은 30일 오후 5시부터 고쿄(皇居·일본 왕궁) 내 규덴(宮殿)에서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를 대내외에 공표하는 '퇴위례(退位禮) 정전(正殿) 의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 의식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일본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지난 2017년 6월 제정된 '왕실전범'(典範) 특례법에 따라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가 결정됐음을 알리고 일왕에게 감사인사를 전한 뒤, 일왕이 마지막으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는 순으로 이뤄진다.일왕가의 제도·규칙 등을 정한 법률인 왕실전범은 일왕 사후 왕위 승계에 관한 규정만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앞서 아키히토 일왕 1대에 한해 '생전퇴위'(生前退位)를 허용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마련했다. 일왕의 생전퇴위는 1817년 고카쿠(光格) 일왕 이후 202년 만에 처음이다.아키히토 일왕의 퇴위 의식엔 미치코(美智子) 왕비도 함께하며 내달 1일 새 일왕이 되는 장남 나루히토(德仁) 왕세자 부부를 비롯한 왕족, 그리고 총리와 중·참의원 의장, 최고재판소장(한국의 대법원장에 해당)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계자와 지방자치단체장 등 3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1933년생인 이키히토 일왕은 히로히토 선왕에 이어 1989년 즉위한 이래 30년간 재임해왔다.일왕은 1945년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전까지만 해도 최고권력자이자 신적인 존재로서 일본 국민들에게 받들어져 왔다. 그러나 히로히토 일왕은 2차 대전 패전에 따라 이듬해 1월1일 자신의 신격(神格)을 부정하는 이른바 '인간선언'을 했고, 같은 해 11월엔 '일왕에겐 국정(國政)의 권능(權能)이 없다'는 등의 내용이 명시된 일본 헌법이 공포되면서 일왕의 역할 또한 '상징적 존재'로 축소됐다.그러나 아키히토 일왕은 2차 대전을 직접 겪은 세대로서 재위기간 부친의 침략전쟁책임에 대해 반성하고 평화를 강조하면서 일본 정치권의 보수·우경화현상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왔다.이런 가운데 아키히토 일왕의 뒤를 잇는 장남 나루히토 왕세자는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전후세대' 첫 일왕이란 점에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퇴위 의식에 앞서서는 오전 10시부터 고쿄 내 규추산덴(宮中三殿·일왕가의 조상신을 모신 사당)에서 마지막으로 조상신에게 퇴위를 고하게 된다.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에 따라 일본의 연호는 30일 밤 12시를 기해 현행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바뀐다. 이와 관련 도쿄 이케부쿠로(池袋) 소재 선샤인시티 등지에선 연호 변경에 따른 카운트다운 행사도 열린다.나루히토 왕세자는 5월 1일 오전 10시 고쿄에서 '3종 신기'(일왕가를 상징하는 청동검·청동거울과 곡옥(曲玉))를 물려받음으로써 새 일왕에 공식 즉위하게 된다.궁내청은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 관련 의식을 "전반적으로 검소하고 차분하게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