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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 논란 확산에 공화당 인사들의 지지철회가 계속되면서 트럼프의 낙마, 후보 교체에 따른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이번 파문에도 불구, 후보에서 중도사퇴할 가능성은 '제로'라는 입장을 밝혔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실제로도 트럼프가 자진 사퇴하지 않는 한 공화당이 그를 후보직에서 몰아낼 방법이 없지는 않으나 시간상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가 "공석인 후보직을 채울 수는 있지만 이미 있는 후보를 밀어낼 수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RNC 규정 9번 조항(Rule 9)에 근거한다. 

9번 조항에는 "RNC는 공화당 정·부통령 후보의 사망이나 사퇴 또는 다른 이유에 따른 공석을 채울 권한을 갖고 있다. RNC는 이같은 공석을 채우기 위한 목적의 전당대회를 재소집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공화당이 트럼프의 낙마를 위해 규정을 수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 경우 공화당내 규정위원회 과반과 전체 공화당원의 3분의2가 수정된 조항에 찬성해야 하는데 선거를 불과 한달 앞둔 현시점에서는 사실상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아닌 다른 후보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오를 가능성도 있을까.

정답은 "일부 주에서는 가능하다"이다.

다만 조기투표가 시작된 노스캐롤라이나나 플로리다를 비롯해 이미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된 주에서는 불가능하다. 

현재까지 조기투표에 참여한 공화당 유권자는 3만4000명 이상으로 집계된다. 최대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약 8000명이, 플로리다에서는 약 5000명이 이미 조기투표에 참여했다. 

또는 트럼프가 사퇴할 경우 공화당이 새로운 투표용지를 도입하기 위해 법적 소송을 불사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역시 투표에 이미 참여한 유권자들의 표가 문제가 된다. 

만약 트럼프가 후보직에서 사퇴할 경우 현실적으로 가장 유력시되는 후보는 그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이다.

다만 펜스가 11월8일 선거에서 승리하기까지는 거대한 난관이 예상된다.

WP가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펜스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교체될 경우, 민주당의 클린턴에 승리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역사상 대통령 후보가 대선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낙마해 러닝메이트가 후보에 오른 경우는 1912년과 1968년, 두 차례에 불과하다. 대통령 후보로 교체됐던 이들 부통령 후보들은 모두 패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