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를 이끌고 있는 한국계 손정의(일본명 마사요시 손) 회장과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 AFP=뉴스1>
일본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를 이끌고 있는 한국계 손정의(일본명 마사요시 손) 회장이 6일 기자회견에서 니케시 아로라 부사장에 약 165억엔(약 1543억원)이라는 막대한 보수를 지급한 데 대해 처음으로 생각을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손 회장은 4~6월기 결산 발표를 겸한 기자회견에서 "그럴 가치가 있다. 오히려 싼 '매물'이었다"며 투자를 주저하지 않는 통큰 경영자로서의 풍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아로라 부사장의 보수가 얼마나 많은지는 다른 경영자들과 비교해보면 쉽게 드러난다. 일본에서 연봉이 가장 높은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인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회장은 2014회계연도(2014년4월~2015년3월) 보수로 전년 대비 4% 늘어난 10억3500만엔을 받았다.
인도 출신인 아로라 부사장은 지난해 가을에 소프트뱅크에 영입됐다. 그는 2004년 구글에 입사해 시장 조사와 영업 등의 업무를 담당했으며 2011년 수석 부사장 겸 최고비즈니스책임자를 맡았다. 손 회장은 지난 5월에는 아로라 부사장을 후계자로 지명했다.
이날 손 회장은 아로라 부사장이 진두지휘해 추진한 인도의 인터넷 쇼핑몰 '스냅딜' 투자와 관련해 약 700억엔을 투자했는데 투자이익이 이미 500억엔이 됐다고 전하면서 "아로라(의 영입 비용)를 인수합병(M&A) 비용과 비교해보면 반년만에 (투자비용을) 회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의 상세 내역은 이적에 따른 일시금 등이 145억6100만엔, 주식보수가 19억9500만엔이었다. 막대한 보수를 지급한 것은 지난 6월 19일 소프트뱅크가 유가증권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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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시 아로라 부사장 AFP=뉴스1 |
손 회장의 과감한 베팅과 성공 스토리는 여러 일화가 전해진다. 가장 유명한 것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馬雲·잭마) 회장을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이다.
손 회장은 2000년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청년 벤처인들이 사업계획을 밝히는 설명회에서 마 회장을 처음 대면했다. 마 회장이 회사 사업계획을 설명한지 4.5분쯤 지났을 때에 손 회장은 그의 얘기를 가로막았다.
"당신 회사에 투자하겠다" 40번 가까이 투자 요청을 거절당했던 이 청년은 어리둥절했다. 마 회장은 액수를 말했다. "1억이나 2억엔 정도가 좋습니다" 기업가는 속전속결이었다. "그러지 말고, 20억엔은 주고 싶네. 돈이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 기업가는 사업계획서를 본것이 아니었다. 손 회장은 "동물적으로 냄새를 맡았고, 눈빛으로 결정했다"고 훗날 밝혔다.
손 회장은 지난해 9월 알리바바의 뉴욕증시 기업공개(IPO)로 당시에 일본 1위 부호에 등극했다. 또 당시 기준으로 소프트뱅크의 34% 지분가치는 749억달러로 급등했다. 창업 1년밖에 되지 않은 알리바바에 손 회장이 투자한 자금은 20억엔이었고 14년만에 투자금이 4000배 커져 돌아온 셈이다.
한편 이날 소프트뱅크는 지난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8% 증가한 3435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본 통신사업은 광통신 서비스가 견조한 흐름을 보였고, 비용절감을 추진한 것도 주효했다고 회사 측은 평가했다. 매출은 10% 증가한 2조1390억엔을 나타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