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상의 110·신발 280mm 큰 사이즈 수요 늘어
금강제화·신세계인터 등 '빅사이즈' 제품출시 비중↑
# 서울 은평구에 사는 직장인 김 모씨(여·30)는 백화점에서 옷 구매를 포기한 지 오래다. "77사이즈 있나요"라고 물어보면 "없다"는 심드렁한 대답만 들려오기 때문이다. 뚱뚱하거나 체격이 큰 사람들은 꼭 맞는 사이즈에 마음에 드는 디자인 옷을 찾기 어렵다고 푸념한다. 표준 체격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옷 구입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1% 틈새상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남성의 경우 상의 110, 하의 38, 신발 280mm 이상의 큰 사이즈를 찾는 고객이 크게 늘고 있다. '빅사이즈' 전문샵도 속속 생겨나는 추세다.
9일 금강제화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특수 사이즈의 신발 판매량은 1만7000켤레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3500켤레) 보다 26% 증가했다. 남성은 285mm, 290mm, 240mm 순으로 여성은 255mm, 260mm, 220mm 순으로 신발이 많이 팔려나갔다.
'빅사이즈' 의류 판매량도 크게 뛰었다. 올 상반기 옥션에서 팔려 나간 빅사이즈 의류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늘었다. 자켓·점퍼·코트 판매는 848%나 증가했고 원피스·정장(162%), 티셔츠(234%)도 판매량이 늘었다.
이는 대한민국 남성, 여성의 체격이 점차 서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대한민국 남성 평균키는 173.9cm로 약 50년 전인 1965년에 비해 10.2cm 커졌고 몸무게는 69.6kg로 15.3kg 늘었다. 여성 평균키는 156.9cm에서 161.3cm, 몸무게는 51kg에서 56.7kg로 증가했다.
금강제화는 이러한 신체 변화를 감지해 특대·특소 전문매장인 '빅앤스몰'을 운영하고 있다. 리갈, 랜드로바, 버팔로 등 금강제화 브랜드부터 아디다스, 푸마, 아식스 등 글로벌 브랜드의 남성용 신발 230~240mm와 280~310mm를 판매한다. 여성용 신발은 210~220mm, 255~260mm 사이즈로 총 300여종을 만나볼 수 있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론칭 1년 만에 15개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며 "디자인은 마음에 들지만 사이즈를 찾지 못해 스타일을 연출하지 못했던 고객들을 위해 더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남성복 코모도스퀘어 또한 '빅사이즈' 슈트 상의를 115 사이즈까지 출시하고 있다. 기존 슬림핏과 레귤러핏 수트 스타일 수도 7대 3 비율로 조정했다. 레귤러핏 수트는 슬림핏보다 넉넉하고 여유로운 실루엣으로 체형이 큰 남성들이 착용했을 때 좀더 날씬해 보이는 효과를 준다.
신성통상의 남성복 '지오지아'는 최근 전 상품군에서 110 사이즈를 내놓기로 했다. 2012년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슈트 외 드레스 셔츠, 겨울 코트도 특대 사이즈를 출고할 예정이다. 시범적으로 내놓은 110 사이즈 슈트가 대거 팔려나가면서 전 품목 사이즈 확대를 결정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수트 착용 비율이 높은 30대 중후반 한국 남성의 평균 BMI(신체질량지수)가 과체중을 넘어선 중도비만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은 디자인이나 브랜드보다 체형에 맞는 사이즈를 찾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었지만 트렌디한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