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23일 밤 12시 멕시코와 F조 조별예선 2차전
월드컵은 '4년에 한 번씩 오는 흔치 않은 기회'다. 말이 쉬워 4년이지, 선수들이나 팬들 모두 오랜 기다림 끝에 마주할 수 있는 귀한 한 달간의 축제다. 모든 나라가 '4년 만에 한 번씩'이라는 동등한 기회를 제공받는 것도 아니다.
한국 팬들은 대표팀이 9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해 너무 익숙하고 당연하게 여기지만,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하는 나라는 오른 나라보다 훨씬 더 많다. 28년 만에 무대를 다시 찾은 이집트, 20년 만에 본선행 티켓을 따낸 모로코 등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던 나라들도 수두룩하다.
장황하게 설명한 것은 다가오는 멕시코와의 경기에는 배에 힘을 줄 필요가 있다는 말을 하기 위함이다. 이 경기를 무기력하게 놓친다면, 우리의 4년 기다림도 허무하게 사라질지 모른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후회가 남지 않도록 절실하게 쏟아낸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3일 밤 12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F조 조별예선 2차전을 치른다. 많은 것이 상반된 상황에서 치러지는 격돌이다.
1차전에서 '대어' 독일을 1-0으로 잡아낸 멕시코는 한국을 꺾고 더 치고 나간다는 각오다. 2승이면 사실상 16강 확정이다. 반면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0-1로 패한 한국으로서는, 만약 이 경기까지 패한다면 조별탈락이 사실상 확정되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스웨덴과의 1차전 때 마음먹고 준비한 수비전술이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나며 한국의 계획은 많이 어긋난 상태다. 16강 진출에도 적신호가 켜졌고,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도 냉랭하다. 대표팀에서는 2차전에 다 걸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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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한국과 멕시코의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예선 2차전이 열리는 로스토프 아레나를 찾아 선수들을 응원할 예정이다. © News1 |
멕시코전에서도 결과를 얻지 못하면 최강 독일과의 3차전은 지겨운 '유종의 미' 정도를 운운해야하는 경기로 전락할 수 있다. 2연패 뒤 디펜딩 챔피언을 만나는 코스라면, 여론이 싸늘할 것도 불 보듯 뻔하다. 4년 만에 찾아온 잔치를 그래도 행복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멕시코전에 사활을 걸어야한다. 대통령까지 '직관'하며 응원할 예정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지난 21일부터 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일정 사흘째인 이날 '붉은 악마'로 변신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로스토프나도누로 이동, 한국과 멕시코전을 직접 관람할 계획이다.
지난 2002년 한국에서 열린 한일 월드컵을 제외하고 대통령이 원정 월드컵 현장을 찾아 대표팀의 경기를 직접 관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둔 22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언론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경기장에 오신다는 이야기 들었다. 내부적으로는 어떤 응원과 격려를 보내줄 것인지는 잘 모른다"고 말한 뒤 "대통령께서 직접 오셔서 격려해준다는 것은 분명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