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알뜰폰 가입자 가운데 10대 이하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알뜰폰하면 '노인폰'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통신비가 저렴한데다 자녀들의 데이터 이용을 제한하려는 부모들이 알뜰폰을 선택하면서 알뜰폰이 '청소년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31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2월 우체국 알뜰폰 판매 실적에서 10대 이하 점유율이 14.3%로 나타났다. 이는 40대의 판매 비중인 22.2%에 이어 연령대별 2위 기록이다. 알뜰폰의 기존 주 소비층인 50대(13.8%), 60대(14%)보다 10대 비중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10대 이하의 청소년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경향은 우체국 알뜰폰 누적 판매 실적과의 대조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2013년 9월부터 누적 판매에서 10대 이하 비중은 7.8%로 주 이용자층인 40대(21.6%), 50대(16.6%), 60대(17.6%)에 비해 크게 낮다. 누적 판매에서는 여전히 40~60대 비중이 가장 크지만 2월 판매에서는 10대 비중이 40대 다음으로 가장 높다는 것은 10대 이하 비중이 최근들어 급격히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체국 알뜰폰 관계자는 "누적 판매량 가운데 60대 비중이 예전엔 22~23%였는데 2월에는 17.6%까지 낮아졌다"며 "반면, 10대 이하 비중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10대 비중이 높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통신비에 있다. 우본에 따르면 우체국 알뜰폰은 가입자당 납부요금은 월 1만2158원으로 이동통신 3사보다 66% 저렴하다.
또 스마트폰이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이용 연령층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지만 게임, SNS 등에 치중된 10대 자녀들의 스마트폰 이용을 우려하는 부모들이 데이터 차단이 가능한 알뜰폰을 선호하는 점도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이동통신3사가 청소년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며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고 있는데 비해 알뜰폰은 데이터 제공량을 최소화하고 있다. 데이터 제공량이 아예 없는 요금제도 판매중이다. 큰사람 안심 무약정 요금제는 기본료 6490원에 음성 100원, 문자 100건, 데이터 0MB으로 최소한의 통신 기능만 가능한다. 특히 데이터를 아예 쓰지 못하게 하는 차단 신청도 가능하다.
우체국 알뜰폰이 오는 4월 1일부터 판매하는 21개 신규 요금제에서도 데이터 제공량을 최소화한 요금제가 포함돼있다. KCTV모바일의 M33, M55는 기본료를 각각 3300원, 5500원으로 최대한 낮추면서 데이터 차단도 가능한 실속형 LTE요금제다. 유니컴즈의 ‘모빙 05’는 기본료가 월 5500원으로 음성 50분, 문자 50건, 데이터 50MB를 제공한다.
우체국 알뜰폰은 지난해 요금을 한푼도 내지 않아도 월 50분의 무료 통화가 가능한 '0원 요금제'를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이후 우체국 알뜰폰은 신용카드사와 제휴를 통해 월 통신비를 5000원에서 1만원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이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또 젊은 고객층을 유인하기 위해 LTE요금제도 늘리고 있다.
2013년 9월 27일 도입된 우체국알뜰폰은 현재 80종의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다. 전국 주요 1500개 우체국에서 이용 가능하며 온라인에서도 가입할 수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