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신규택지 재건마을 '폭풍전야'…주민들, 침묵 속 사태 관망

뉴스 포커스 - News Focus

시애틀 대표 한인 뉴스넷!
시애틀N 에서는 오늘 알아야 할 한국과 미국 그리고 세계 주요 뉴스만 골라 분석과 곁들여 제공합니다.

작성일 : 18-09-29 01:58

[르포]신규택지 재건마을 '폭풍전야'…주민들, 침묵 속 사태 관망

글쓴이 : 시애틀N

이주문제 결정된 방향 없어…"서울시 답변 기다려"
강제이주가 불법? 토지변상금 해결은 숙제

"글쎄요. 아직은 조용합니다. 주민들이랑 서울시·강남구청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무언가 답변이 오겠죠."

지난 28일 찾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재건마을은 의외로 조용했다. 이곳은 서울시가 1만호 주택을 짓겠다고 밝힌 서울의 11개 택지지구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서 30년 넘게 살고 있다는 한 60대 주민은 신규택지 조성 발표 이후 뚜렷한 변화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이주문제 협의 중 택지지구 선정 발표에 당혹

재건마을은 1970년대 후반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이 강제 이주하면서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이다. 세월이 흘러 세상을 떠난 분들과 화재로 그나마 있던 거주공간마저 잃은 주민들이 하나둘씩 흩어지면서 현재는 약 60가구 정도만 남아 있는 강남의 대표적인 판자촌이다.

최근 주목을 받은 이유는 서울시가 이곳에 신혼희망타운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앞서 서울시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으로 신규택지를 공개하며 송파구 옛 성동구치소 부지와 개포동 판자촌 재건마을을 지목했다. 이중 재건마을은 시유지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토지보상 과정에 걸림돌이 적어 사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재건마을에는 신혼희망타운 34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재건마을 주민들은 이번 발표가 금시초문이라며 조금은 당황스럽다고 했다. 서울시와 이주 문제를 논의 중이었는데 이같은 계획이 공개돼서다.

대중의 관심도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들은 이주문제가 매듭되기 전에 자신들의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히기를 꺼려했다. 대체로 무허가 판자촌이 개발되면 예전부터 이곳을 무단점령해 살았던 주민들은 입주권 혹은 분양권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협상과 결렬이 반복되다가 결국은 강제철거로 결론난다. 하지만 재건마을 분위기는 조금 다른 듯 했다. 일단 주민들은 서울시의 정확한 입장을 먼저 듣고 추후 주민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실제 마을을 둘러보니 빠른 이주 대책이 필요해 보였다. 여전히 거주 환경은 열악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주택은 만원 버스의 승객들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화재가 발생한 가구는 조립식 건물로 들어서 그나마 여건은 개선됐다는 게 주민들 설명이다. 냉난방뿐 아니라 화재에 취약한 것은 당연했다. 한 주민의 "사람과 쥐가 한집에 살고 있다"는 하소연에서 재건마을의 취약한 주거여건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한 70대 주민은 "서울시에서도 주민들 의견을 듣고 답변을 보내겠다는 공문을 보내왔다"며 "이제 서울시 생각을 듣기 위해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건마을에서 민원이 들어와 검토가 필요하다는 중간회신을 보냈다"고 전했다.

재건마을에 부착된 무허가건출물 폐쇄 안내문© News1

◇6년째 지지부진…수억원대 토지변상금 '걸림돌'

문제는 서울시와 주민 협의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재건마을 이주문제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서울시는 2012년 재건마을을 공영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업 진척은 없다. 주민들은 이번 발표로 서울시와의 합의가 빠르게 진행되기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한 주민은 "대표 1인이 아닌 거주민 모두의 의견을 종합해 서울시와 논의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표했다.

다만 해결해야할 숙제는 여전하다. 강남구청이 부과한 토지변상금은 걸림돌 중에 하나다. 구청은 주민들이 시유지를 불법점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토지변상금을 부과했고 수년간 누적된 변상금액이 수억원에 달한다. 주민들은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강제이주를 당해 어쩔 수 없이 이곳까지 쫓겨왔는데 벌금까지 내라고 하니 어이가 없다고 했다.

한 주민은 "주민들 모두가 자진해서 재건마을에 정착한 것은 아니다"며 "과거에 강제이주 당했는데 이제 와서 불법이라고 몰아세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에선 추후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입지는 양호하다는 평가가 대체적이었다. 지하철 3호선 매봉역과는 걸어서 5분 거리다. 마을 바로 앞으로 양재천도 흐르고 있다. 개포동에 재건축이 추진되는 것도 긍정적이다. 다만 재건축을 통해 개포통 전체가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신혼희망타운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렸다.

매봉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재건마을 개발은 수년째 나오는 이야기라 주변 주민들은 무덤덤한 편"이라면서 "신혼희망타운 분양가가 저렴하다는 사실에 대해선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젊은층이 들어온다면 동네가 활기를 띨 것 같다"면서도 "'강남'이라는 자부심이 있는 지역에 민간분양이 아니라는 점은 반대요소인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Total 22,810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13310	1000만 촛불시민, 獨 에버트재단 인권상 받는다	시애틀N	2017-10-15	2417
13309	北, 핵실험장 3개 갱도 등 폭파 폐기…비핵화 첫 실천	시애틀N	2018-05-24	2417
13308	하와이 화산, 또 화산재 내뿜어‥3353m까지 치솟아	시애틀N	2018-05-27	2417
13307	"폼페이오 방북 때 '비밀 핵시설' 추궁…북한은 부인"	시애틀N	2018-07-16	2417
13306	"원희룡이 변했다"…정치적 몸집 불리기 vs 불가피한 선택	시애틀N	2019-01-05	2417
13305	美연방정부 셧다운 '23일째'…역대 최장기록 불명예	시애틀N	2019-01-13	2417
13304	檢 '김성태 자녀 특혜채용' KT 본사 압수수색	시애틀N	2019-01-14	2417
13303	文대통령 "세계를 이만큼 전진시켜온 모든 여성 응원"	시애틀N	2019-03-08	2417
13302	승리 카톡방 '경찰총장이 뒤봐준다'…강신명 "일면식 없어"	시애틀N	2019-03-13	2417
13301	WHO, 한의학 등 전통의학 가치 공식 인정	시애틀N	2019-07-01	2417
13300	미국, 잉글랜드 꺾고 3회 연속 여자월드컵 결승행 성공	시애틀N	2019-07-03	2417
13299	文대통령 "日, 막다른 길 가지 마라…대북제재와 연결, 근거 없어"	시애틀N	2019-07-10	2417
13298	부산대 의전원 “조국 딸 장학금 절차상 문제 없어”	시애틀N	2019-08-26	2417
13297	"계엄문건 수사결과에 윤석열 직인"…檢 "전혀 관여 안해"	시애틀N	2019-10-24	2417
13296	펠로시 하원의장, 트럼프에 "국론분열 부채질 마라"	시애틀N	2020-06-01	2417
13295	6·17 대책에도 수도권 집값 상승폭 확대…김포 0.36%↑	시애틀N	2020-06-26	2417
13294	길어지는 코로나 보릿고개…LCC '현금곳간' 반년새 50% 급감	시애틀N	2020-08-20	2417
13293	순천시 '코로나 구상권' 부산 북구청에 청구, 왜?…"시민들 분노"	시애틀N	2020-09-23	2417
13292	아워홈, 후계자 구지은 부사장 보직해임…무슨일이?	시애틀N	2015-07-06	2418
13291	김무성 “내년 총선 공천위해 '권력자'에 줄 서지 말라”	시애틀N	2015-07-10	2418
13290	인천 송현동 중앙시장서 대형 싱크홀 발생…상인들 대피	시애틀N	2016-03-28	2418
13289	물속에서도 S펜으로 메모…더 진화되고 새로워진 '갤럭시노트7'	시애틀N	2016-08-02	2418
13288	서울 아파트 9월 거래 전월比 13% '뚝'…2개월 연속 감소	시애틀N	2016-10-03	2418
13287	체제균열 징후? 단순탈북? 붕괴징후?…北엘리트 탈북 어찌보나	시애틀N	2016-10-06	2418
13286	"이정미 권한대행 탄핵심판 전 살해" 협박범 자수	시애틀N	2017-02-25	2418
13285	[U-20 월드컵] 한국, 포르투갈에 1-3 완패…8강 진출 좌절	시애틀N	2017-05-30	2418
13284	바른정당, 운명의 일주일…통합파 "이르면 주중 탈당"	시애틀N	2017-10-29	2418
13283	'드루킹 추천' 변호사 "靑 민정비서관 만났지만 인사자료 제출도 안…	시애틀N	2018-04-17	2418
13282	불필요한 공공기간 웹사이트 플러그인 2020년까지 모두 제거	시애틀N	2018-05-17	2418
13281	롤러코스터 '주7일 근무'에 靑참모들 지친 기색 '역력'	시애틀N	2018-05-27	2418
13280	[르포]신규택지 재건마을 '폭풍전야'…주민들, 침묵 속 사태 관망	시애틀N	2018-09-29	2418
13279	카카오 블록체인 '클라이튼' 메인넷 출시, 내년 2Q로 연기	시애틀N	2018-12-10	2418
13278	'제2의 조희팔' 은닉재산 신고 보상금 900만원…첫 사례	시애틀N	2018-12-17	2418
13277	"韓, 통일하면 2030년대 세계6위 경제대국 될 수도"	시애틀N	2018-12-26	2418
13276	'KT 부정채용' 김성태 소환 검토…檢 "소환해도 비공개"	시애틀N	2019-05-24	2418
13275	美 일요일부터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작전'	시애틀N	2019-07-15	2418
13274	北조철수, 광폭 행보 속 "연말 시한" 압박...남측엔 경색 태도	시애틀N	2019-11-09	2418
13273	심사평가원, OECD 회의서 한국 코로나19 대응 성과 알려	시애틀N	2020-05-13	2418
13272	통합당, 부동산·공수처법 표결 불참…'윤희숙2' 내세워 반대토론	시애틀N	2020-08-04	2418
13271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 체포…불법집회 등 혐의	시애틀N	2020-09-24	2418
13270	우울증 앓다가 두 딸 살해한 30대 엄마 징역 12년	시애틀N	2014-12-08	2419
13269	박용만 상의 회장 "최태원 SK회장 충분히 처벌받았다"	시애틀N	2015-01-01	2419
13268	안철수 "당대표 되려면 오른팔 자를 각오로 혁신해야"	시애틀N	2015-01-19	2419
13267	'크림빵 아빠' 아내 대학 교직원 된다…서원학원, 특별채용	시애틀N	2015-02-03	2419
13266	요우커 쇼핑리스트 열어보니…미용·엔터株 '대박'	시애틀N	2015-02-16	2419
13265	트위터, IS와 전면전…관련계정 2000개 정지	시애틀N	2015-03-03	2419
13264	고려대, '사표 수리' 성범죄 교수도 징계한다	시애틀N	2015-05-24	2419
13263	메르스 서울도 뚫렸다…대형병원의사 포함 총35명	시애틀N	2015-06-03	2419
13262	부산서 메르스 첫 사망자…삼성서울 다녀온 60대	시애틀N	2015-06-14	2419
13261	구글, '보복 포르노' 삭제 조치 실행 예정	시애틀N	2015-06-19	2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