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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6-17 10:52
마케팅 고민 "개막은 했는데…월드컵을 월드컵이라 부르지도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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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2,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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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부시마케팅' 우려에 '스포츠 축제'로 에둘러 우리나라팀 좋은 성적 기대 '역대급' 낮기 때문 해석도
"월드컵 개막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정작 이벤트 홍보에는 월드컵이란 단어 조차 못 쓰고 있습니다. 나중에 앰부시(매복) 마케팅으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예 단어 자체를 피하고 있습니다."
국내 유통업계 마케팅 담당자의 말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 했던' 홍길동 신세인 셈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편의점, 식음료업체들은 월드컵 개막에 맞춰 야식·주류 등을 할인해 판매하는 마케팅에 돌입했다. 그러나 월드컵 마케팅에 적극적인 기업은 공식 후원사인 오비맥주와 코카콜라 정도일 뿐 월드컵 열기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비 후원사들의 '앰부시 마케팅'으로 규제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앰부시마케팅이란 기업 혹은 단체가 올림픽·월드컵 등 국제적인 대회의 공식후원사(라이선스사)가 아니면서 대회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것처럼 보이는 모든 불법적 또는 비윤리적 마케팅 활동을 의미한다.
올해 초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에도 SK텔레콤과 로레알 키엘, 농심켈로그, 신세계백화점 등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서 평창올림픽을 연상하는 마케팅을 진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평창올림픽조직위의 검토 요청으로 조사를 시작한 특허청은 SK텔레콤의 평창올림픽 홍보 캠페인 광고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관련 광고를 중단하도록 시정 권고했었다.
만일 FIFA가 국제올림픽조직위와 동일한 수준으로 앰부시 마케팅에 대한 강력 대응에 나설 경우 적지 않은 기업들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 기업은 '월드컵'이나 '축구' '축구협회' '피파' 등 문구를 일절 쓰지 않고 있다.다만 일부 기업들은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 '스포츠 경기 시즌' 등의 다른 표현을 쓰며 아슬아슬 줄타기와 같은 간접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먼저 롯데백화점 경우 '글로벌 국가대항전'을 맞이했다고 언급하며 오는 8일 열릴 첫 번째 경기에 '첫 골의 주인공' 선수를 맞춘 고객 중 16명 추첨해 롯데상품권 각 200만원씩 증정하고, 두 번째 경기에 한국 선수가 득점하면 '1만원 할인권'(스마트쿠폰북 회원이 스포츠상품 10만원 이상 구매 시) 등을 증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생활용품숍 다이소도 응원용품을 판매하는 기획전을 열면서 관계자 코멘트로 "축구, 야구 경기 등 예정돼 있는 스포츠 경기로 응원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만 언급했다.기업들의 소극적인 자세는 '월드컵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대대적인 광고로 월드컵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지만 지금은 월드컵이란 단저 조차 쓰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남북·북미정상회담에 이어 전국동시지방선거 등 정치적 이슈가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대표 팀이 좋을 성적을 낼 것이란 기대가 '역대급'으로 낮아 기업들의 반응도 '시큰둥하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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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강서점에서 모델들이 ‘2018 세계맥주 페스티벌’ 행사 시작을 알리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News1 | 대형마트도 월드컵 행사를 축소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월드컵 기간 중 치킨·피자·튀김류 등 즉석조리 가능한 야식을 할인하는 행사정도만 준비했다. 홈플러스는 전 세계 32개국 330여종의 맥주를 판매하는 '2018 세계맥주 페스티벌'을 진행하면서 월드컵이란 단어 대신 '축구경기 시즌'을 앞두고 있다고 언급했다.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리바트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라고 표현하며 7월16일까지 총 2000만원 상당의 가구를 증정하는 '오! 필승 리바트' 경품 대축제를 연다고 밝혔는데 '오! 필승 코리아'를 연상시킨다.업계 일각에서는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 '축구경기 시즌' '오!필승' 등의 문구도 앰부시 마케팅에 해당돼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업계 한 관계자는 "평창올림픽 당시 조직위는 세계인들의 축제, 동계스포츠 등의 문구를 통해 올림픽을 유추가 가능하기만 해도 앰부시 마케팅에 해당하는 것으로 유권해석을 했었다"며 "이번 월드컵 대회는 러시아에서 열리는 만큼 같지 않을 수 있지만 FIFA가 마음먹기 달린 것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또 일부 관계자들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하며 우리나라도 선진국 대열에 오른 만큼 공식후원사가 아니라면 앰부시 마케팅을 시도하지 않는 게 옳은 것 같다고 제시했다.업계 관계자는 "저도 유통업계 종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저작권 개념인 공식후원사의 권리를 지켜주는 게 맞지 않나 싶다"면서 "월드컵으로 마케팅과 홍보를 크게 하고 싶으면 돈을 지불해 후원사로 등록하는 게 맞는지 않나 솔직히 생각한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앰부시 적발 걱정도 무시할 수 없지만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팀이 좋을 성적을 낼 것이란 기대가 ‘역대급’으로 낮기 때문에 기업들이 움츠러든 것으로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와 맞붙을 조별리그 상대들이 강해 호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앞선 평창올림픽에서 대대적인 광고 집행을 한 데다 정상회담과 지방선거 등으로 전 국민적으로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비용 대비 큰 홍보 효과를 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다른 한 관계자는 "1990년 쯤부터 역대 월드컵 때 분위기를 되돌아보면 월드컵 열기가 이정도로 식은 적이 없었던 듯하다"며 "스웨덴과의 첫 경기에서 이긴다면 열기가 다시 불타오를 수 있지만 만약 패배한다면 그것으로 끝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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