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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약 400만명의 방한 중국 관광객이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중국 당국이 한국행 여행상품의 전면 판매 금지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여서다.

3일 여행업계와 관계 기관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여유국은 지난 2일 베이징 일대 주요 여행사를 소집해 오는 15일부터 모든 한국행 여행 상품을 판매하지 말 것을 구두로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일부 지역에서 비공식적으로 한국행 단체관광을 20%가량 축소시킨 데 이은 추가 조치다. 국가여유국은 중국 국무원 직속기구로서 중국의 관광정책을 전담한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806만명이다. 이 가운데 여행사 단체관광 상품을 이용한 비율은 약 40%에 달한다. 나머지 60%는 개별여행객인데, 직접 항공권과 호텔 객실을 구매하지 않고 여행사를 통하는 비율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조치가 지속해서, 그리고 전국적으로 확대된다면 전체 관광객의 절반, 즉 올해 400만명가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관광공사는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중국 내 7개 지사를 통해 중국 당국의 여행상품 금지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중국 정부의 조치가 전국적으로 확대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중국 정부의 동향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아직은 공식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건 아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후속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조치가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에 대비해 동남아시아와 일본 등 시장 다변화 대책과 함께 개별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여행상품 판매 금지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개별여행객이 확대된 시장 구조에 일말의 기대를 하는 모습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사드 배치 결정 이후부터 여행사 물량이 줄어서 단체 영업이 안 되던 상황이었다"며 "현재 중국 관광객이 단체여행에서 개별여행으로 넘어가는 흐름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단체가 많이 찾는 서울 명동, 제주 등에선 면세점 숙박업 식당 등의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