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중반전…'정권교체 프레임'vs '안보위기 프레임' 충돌
아직은 정권교체가 '상수', 안보위기는 '변수'
장미대선을 12일 앞두고 각 후보간 치열한 '프레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말로 '틀'을 뜻하는 '프레임' 전략은 선거구도를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후보자 간 주도권 싸움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선거의 틀을 짜고 상대방을 일정 틀 안에 가둬 확장성을 방지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이고 효과적인 선거전략으로 꼽힌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이명박근혜' '정권교체인가, 정권연장인가' 등의 '대결적 프레임'으로 지지를 호소했지만 '국민행복 시대'와 '준비된 여성 대통령' 등 '안정감'을 프레임으로 내세웠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넘지 못했다.
이번 대선은 최순실 국정농단 및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에 실시되는 만큼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론'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론 등 한반도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안보 이슈가 대선 정국의 중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대선 레이스가 중반전으로 접어들면서 진보 진영의 '정권교체 프레임'과 보수 진영의 '안보위기 프레임'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촛불정신을 구현하는 진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문재인 밖에 없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또 "이번에도 정권교체에 실패한다면 촛불혁명은 또다시 실패하고 우리 사회는 과거로 돌아가서 또다시 이게 나라냐, 라는 탄식을 되풀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더 좋은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권교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대한민국의 개혁·통합·미래를 생각하면 문 후보보다는 자신이 더 좋은 정권교체의 적임자임을 부각시키겠다는 뜻이다.
반면 보수 진영 후보들은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불안한 안보관을 앞세워 안보위기론을 내세워 반전을 도모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27일 경북 구미 유세에서 "이제 탄핵대선에서 안보대선으로 넘어갔다. 홍준표는 치솟고, 안철수는 내려오고, 문재인은 정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은 강단과 결기, 배짱이 있어야 한다. 강력한 안보대통령이 돼서 북한을 내가 제압하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역시 국회 국방위원회 8년 경험을 들어 대한민국의 안보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누구보다 자신있게 잘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그냥 정권교체하자, 무조건 바꾸자고만 하면 또 5년간 후회할 대통령을 뽑을지도 모른다"면서 '묻지마식 정권교체론'을 경계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및 구속으로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높은 만큼 '정권교체 프레임'을 여전히 '상수'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다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전격 배치, 대북 선제타격론과 같은 한반도 위기설 등으로 인해 보수대결집이 이뤄질 경우 현재까지 '변수'에 불과한 '안보위기 프레임'이 대선 막판 '상수'가 될지도 주목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