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고(故) 구본무 회장, 구본준 부회장, 구광모 상무© News1>
다음달 29일 지주사 사내이사로 경영 전면에
그룹 총수 걸맞게 승진 가능성, 6인 CEO '책임경영' 보완
고(故) 구본무 회장의 급작스러운 별세로 LG그룹은 '40세 총수'인 구광모 LG전자 상무 중심의 '신(新) 경영 체제'로 급속히 재편된다.
구 회장의 장남(양아들)이자 LG가(家) 4세인 구 상무는 다음달 지주회사인 ㈜LG 사내이사로 선임돼 투자와 신사업 구상 등 그룹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숙부인 구본준 부회장과 6명의 그룹 부회장단(전문경영인)이 구 상무를 도와 그룹 현안을 함께 챙기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구 상무는 다음달 29일 ㈜LG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부친의 뒤를 잇는 LG그룹 총수로 공식 데뷔한다. 구 상무의 경영 승계를 공식화하는 절차인 만큼 주총에서 등기임원으로 선임된 후 총수에 걸맞은 직급으로 승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 사정을 잘 아는 재계 관계자는 "다소 보수적인 LG의 기업문화로 볼 때 구 상무를 파격 승진시킬 가능성은 적지만 합당한 승진 인사는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구 상무의 위상과 역할을 고려할 때 부사장이나 사장급 승진 가능성은 있다는 것이다.
1978년생인 구 상무는 부친인 구 회장보다 10년 빠른 만 40세에 그룹의 운명을 좌우할 운전대를 잡게 됐다. 1945년생인 구 회장은 만 50세이던 1995년 부친인 구자경 명예회장으로터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재계 4위 그룹을 이끌기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다른 대기업 사례에 비춰보면 '기우'라는 평가도 많다. 30대에 대기업 총수에 오른 전례도 많다는 점에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58)과 정몽준 전 현대중공업그룹 회장(67, 아산재단 이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46)도 마찬가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66)은 1977년 입사해 4년 뒤인 1981년 회장에 취임했다.
40대에 총수 자리에 오른 기업인들도 많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6)은 1987년 45세의 나이에 삼성그룹 회장이 됐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50)도 40대에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구 상무는 ㈜LG 이사회 참여를 계기로 그룹 새 성장동력과 차세대 먹거리 사업 발굴·육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등 부품사업과 에너지, 바이오 등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구 상무는 2007~2008년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경영대학원 석사과정(MBA)에 입학했다 학업 대신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2곳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과 IT산업 등 급변하는 기술과 시장 변화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충분한 경영 훈련도 거친 만큼 큰 그림을 그리는 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든든한 우군도 많다. 그룹 내 7명의 부회장이 구 상무를 보좌하며 현안을 함께 챙길 것으로 관측된다. 구본준 부회장의 경우 그룹 경영권 장자 승계 원칙에 맞춰 구 상무 체제가 안정화되는 즉시 계열분리 후 독립할 전망이다.
차석용(LG생활건강) 박진수(LG화학) 한상범(LG디스플레이) 권영수(LG유플러스) 조성진(LG전자) 하현회 (㈜LG) 부회장 등 6명의 전문경영인의 역할도 주목된다.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을 도와 LG그룹의 호실적을 견인해 온 CEO(최고경영자)인 만큼 구 상무 중심 체제에서도 '책임경영' 차원에서 중용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하 부회장의 경우 특히 ㈜LG 대표이사로서 구 상무를 지근거리에서 보필할 가능성이 크다. 하 부회장은 ㈜LG 시너지팀장(부사장)으로 있으면서 구 상무를 밑에 두고 함께 일한 경험도 있다. 일각에선 구 상무가 사실상 총수 자리에 오르면 그룹 전반에 걸쳐 일정 부분 세대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