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최대 유혈사태…중동정세 험로 예고
트럼프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진정한 수도”
세계의 반대 속에 미국 정부가 지중해 도시인 텔아비브에 있던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을 강행하면서 이를 반대하던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유혈충돌이 빚어져 58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미국의 대사관 이전 강행은 트럼프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 강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국제 정세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현지 시간으로 14일 이뤄진 대사관 이전 행사는 축하속에 치러졌다. 데이비드 프리드먼 주(駐)이스라엘
미국대사는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인 이날 예루살렘 남부 아르노나(Arnona)에서
열린 미국 대사관 개관식에서 새 미국대사관을 연다고 선언했다.
미국 정부는 기존 미국영사관을 개조해 대사관으로 활용하고 시간을 두고 영구적인 대사관 대지를 찾을
계획이다.
이날 개관식 행사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미국정부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이스라엘 쪽에서는 베냐민 베타냐후 총리 등 전ㆍ현직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므누신 장관과 이방카 고문이 대사관 현판을 직접 제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관식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예루살렘에 대해 “이스라엘의
진정한 수도”라고 칭하고 “예루살렘이 고대부터 세워진 유대
민족의 수도라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를
만들었다”며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영원하고 분할되지 않는
수도”라고 화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며 주이스라엘 대사관의 이전을 지시한 바 있다.
이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대사관을 텔아비브에
뒀던 미국 외교정책의 큰 변화로 해석된다.
예루살렘은 유대교뿐 아니라 기독교, 이슬람교의 공동 성지로
꼽히고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미래의 자국 수도로 주장한다.
유엔은 1947년 11월
예루살렘의 종교적 특수성을 감안해 국제사회 관할 지역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이스라엘에
있는 외국대사관은 대부분 텔아비브에 자리를 잡고 있다.
미국이 예루살렘 대사관 이전 축포를 쏘는 동안 팔레스타인 지역은 핏빛으로 물들었다.
특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의 발포 등 강경 진압으로 사상자가 속출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시위대 58명이 숨지고
2,70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하루 동안 발생한 사망자로는 2014년 7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집중적으로 폭격한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다. 사망자 가운데는 14세 소년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