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 교수" 장모(52)씨 일행으로부터 폭행당하고 있는 제자 A(29)씨. 장씨는 아프리카TV 비공개 방을 만들어 A씨를 실시간 감시하고 벌을 세우는 등 학대했다.<성남중원경찰서 제공> 2015.07.16/뉴스1 © News1 최대호 기자>
예체능 전공자들 "사제지간 형성된 종속 관계가 화 불러"
범죄심리 전문가 "격리집단 내 권력자 개인 범죄로 봐야"
일을 못한다거나 비호감이라는 이유만으로 제자에게 몽둥이 폭행을 일삼고 인분을 먹이는 등 엽기적인 학대행위를 한 대학교수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언론 등을 통해 이번 사건의 전말을 접한 국민 대다수는 해당 교수를 '인분교수', '악마교수' 등으로 지칭하며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누리꾼들은 '교수라는 직위로 포장된 악마'에 대한 신상털기에 나섰고 그가 재직 중인 대학에는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해당 대학 관계자와 학생들도 '두 얼굴의 교수'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평소 이처럼 비상식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을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가해자가 대학교수이고 일종의 학문 연구공간에서 벌어진 경악스러운 학대행위인 점, 교수지시를 명분으로 학대에 가담한 또 다른 제자들이 있다는 점 등 소위 지식인 집단에서 어떻게 이 같은 일이 가능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은 의문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동시에 수년간 온갖 비난과 매질, 학대를 참고 견뎌온 피해자의 상황도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여론도 나온다.
이와 관련 예체능 전공자 일부는 이번 사건이 대한민국 사회에 만연한 '사제 간 종속에 가까운 위계질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이도 있다.
디자인 분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모씨는 "어느 교수 밑에서 공부했는지 또 어느 교수의 추천을 받았는지 등 함께 하는 교수의 역량과 판단에 따라 앞날이 좌우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예체능 등 특정 분야에서의 교수 권한은 절대적이어서 아무리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해도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범죄학연구원 김복준 연구위원도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해 교수는 처음부터 신격화된 존재였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첫 폭행을 견뎠고 이후로도 폭행이 지속되면서 이른바 '매맞는 아내 증후군'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피해자는 폭력에 항거하지 못한 채 무력화되고 자존감을 잃으면서 그렇게 노예생활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사건을 교수와 제자 간 문제로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사회로 부터 격리된 집단에서 권력을 가진 개인의 폭력적 성향에 의한 범죄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사회적으로 격리된 집단이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그 속에서 폭력적 성향을 가진 개인이 권력을 남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제 간 이런 형태의 비정상적인 착취가 존재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번 사건을 가지고 특정 계층 간 갈등문제로 몰고 가는 것은 과대포장이라고 본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른바 '인분 교수'로 알려진 장모(52)씨는 앞서 지난 13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집단흉기 등 상해, 집단공갈,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당시 장씨의 지시를 받아 제자 폭행에 가담한 또 다른 제자 김모(29)씨와 장모(24)씨 2명도 함께 구속됐고 가담 정도가 미약한 여제자 정모(26)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장씨 일행은 2013년 3월부터 올 5월까지 같은 사무실에 일하던 장씨의 제자 A(29)씨를 폭행하고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준공공기관에서 지원하는 보조금 3300만원을 가로 채고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협의회 회비 1억1400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