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드루킹측, 드루킹 구속 이튿날 3월26일 돌려받아"
김경수, 드루킹 협박 메시지에 '황당' 반응 답장 보내
인터넷 포털사이트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드루킹(49·김모씨) 일당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관 A씨에게 현금 500만원을 전달한 시점은 지난해 9월이라고 진술했다.
아울러 드루킹은 이를 무기로 김 의원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2차례나 보냈고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황당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드루킹 일당 중 닉네임 '성원'(49·김모씨)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9월 A씨에게 현금 500만원을 빌려줬고 지난 3월26일 500만원을 돌려받았다고 진술했다. 지난달 26일은 드루킹이 구속된 다음 날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성원은 A씨에게 선물을 하겠다며 접촉을 시도했고 전자담배 박스에 현금 500만원을 담아 김경수 의원의 국회 사무실 내 A씨의 책상에 두고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가 이를 돌려주려 했으나 성원이 선물이라고 반복했고 이에 대해 A씨는 "그렇다면 빌린 것으로 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이 돈이 드루킹 일당이 진행한 인사청탁과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 명확한 성격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의 기자회견과 드루킹측의 진술을 종합해 보면 드루킹측은 지난해 5월 대선 직후 일본 오사카 총영사관직과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자리를 달라며 인사청탁을 시도했다.
따라서 해당 500만원은 5월에 인사청탁이 진행되고 이 청탁을 실현시키기 위해 김 의원측에게 대가성으로 전달했을 개연성이 없지 않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인사청탁이 거절되자 드루킹 측은 협박조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드루킹이 만든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은 김 의원이 등장하는 기사의 댓글에 '오사카'라는 댓글을 달았으며 드루킹은 직접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드루킹이 김 의원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시점은 지난 3월15일로 텔레그램으로 1회, 시그널로 1회를 보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드루킹에게 메신저 시그널로 2회 답장을 했다. 김 의원은 '황당하다. 확인해보겠다'는 취지의 답장과 'A보좌관으로부터 사표를 받았다'는 취지의 답장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아울러 경찰은 협박성 메시지가 전해진 시그널 대화방은 그동안 알려진 55개의 대화가 오간 대화방과는 다른 방이며, 관련 대화방은 이미 삭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협박 메시지를 드루킹이 캡처해 놓은 사진이 있어 해당 내용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공모의 자금총책으로 알려져 참고인 조사를 받고 있는 필명 파로스(49·김모씨)는 곧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경찰은 "파로스는 경공모의 회계 담당으로 파주 소재 느릅나무출판사 사무실에서 상근하면서 구속된 피의자들과 댓글순위 조작 범행을 공모했을 가능성이 높아 피의자로 전환해 수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