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 아니라 방패막" 김기식 첫 행보는 '로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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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02 03:02

"저승사자 아니라 방패막" 김기식 첫 행보는 '로우키'

글쓴이 : 시애틀N

"참여연대·野 의원 때와는 달라…강성으로 몰지 말라"
금융회사-소비자보호 균형 강조…금융개혁 본격 시동

"저를 저승사자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나요? 그런 오해는 풀어주시기 바랍니다. 외부자가 아닌 식구·동료로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든든한 벗이자 방패막이·조력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취임식에서 내놓은 일성이다. '금융권 저승사자'라는 별명에서 드러나듯 김 원장은 기존 금융시장과 금융감독당국에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인물이다.

참여연대와 야당 국회의원 출신인 그가 금감원장으로 임명되자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금감원이 반(反)시장 규제 일변도로 갈 것이란 우려도 많이 나왔다.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공식 업무 첫날인 이날 김 원장은 강성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김 원장은 취임식에서 저승사자가 아닌 친구이자 방패막을 자처하면서 금감원 배지를 달았다. 그는 이날 금융그룹 통합감독,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도 방향은 분명히 제시했다.

김 원장은 "금융감독기구 특성상 재량 범위가 넓어 권위가 더욱 중요한데 여러 논란에 휘말리며 국민의 실망이 크고 감독 당국으로서 영(令)이 서야 할 금융시장에서 권위가 바닥에 떨어졌다"며 "쓰리고 아픈 현실을 직시하고 정체성과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그간 금감원이 금융회사와 금융 소비자 사이,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 사이에서 금융사 쪽으로 쏠려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이 사이에서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게 감독기구의 위상을 온전히 유지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기자실을 방문하고 있다. 2018.4.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금융권 안팎에서 제기하는 우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김 원장은 "참여연대나 야당 의원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 있었고, 이제 금감원장이 됐으니 금감원장에게 맞는 역할이 있다"며 "나름대로 원칙과 소신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조율해서 같이 가야 한다. 위치에 맞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제가 일방적인 규제 강화론자로 일각에 잘못 알려져 있다"며 "그러나 국회 정무위 시절에 금융 규제 완화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본인이 '워커홀릭'이라고 불린다면서 "금감원 직원들은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맞게 하고 저는 제 소임에 따라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금감원 본원으로 처음 출근하면서 주말 동안 보고받은 각종 업무자료가 담긴 가방을 메고 오기도 했다.

이날 금감원이 발표한 하나은행 채용 비리 관련 검사 결과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최흥식 전 원장이 연루돼 사퇴한 사항이다. 김 원장은 "독립적으로 조사해서 조치하기로 예정된 것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는 보고를 받고 결과대로 하라고 했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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