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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08 02:14
고은 부인 "어디든 언론 쪽 만나 얘기하는 일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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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시애틀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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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2월11일 고은 입장 보도 경위 질문에 첫 문자 답변 고은 성명서 수신자가 英 언론인지, 출판사·독자인지는 불분명
고은 시인의 부인 이상화 중앙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불거진 고 시인의 '성추행' 논란 이후 최초로 입장을 내놨다. 다만 성추행 의혹의 사실관계 여부에 대한 언급은 없이 국내 언론과는 만나지 않겠다는 뜻만을 밝혔다.
이 명예교수는 최근 고은 시인이 국내 언론이 아닌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처음으로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경위를 묻는 문자 메시지에 "어디든 언론 쪽을 만나 얘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부디 이해해달라"고 8일 답신했다.
뉴스1은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하고 이날 수원 광교의 자택에도 찾아가 만남을 요청했으나 이 명예교수는 "오늘 집에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가 서울도서관 내 고은 시인의 기념 공간인 '만인의 방'을 철거하기로 하고, 교육부도 교과서에서 고은 시인의 시를 삭제하기로 하는 등 국내 여론이 악화된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가디언에 전한 영국 출판사 '블루댁스 북스'의 고은 시인 담당자인 닐 애슬리(Neil Astley)씨가 전한 바에 따르면 고은 시인은 종양 치료를 위해 병원에 지난달 입원했다. 현재 자택에는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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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의 부인 이상화 중앙대 명예교수의 문자 메시지 내용. © News1 | 고은 시인이 최근 국내 언론 대신에 영국 가디언을 통해 처음으로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는 뜻을 밝힌 이후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다만 고은 시인이 자신의 입장을 영국 언론에 보낸 것인지, 영국 출판사와 독자에게 보낸 것이 영국 언론에 제보된 것인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월6일께부터 고 시인의 성추행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영국 데일리 메일이 현지시간 2월8일자로 고은 시인 사태를 보도했다. 그 후 고은의 사례를 포함해 한국의 '미투'(#Metoo, 나도 말한다) 운동을 소개하는 기사 몇 편이 영미권 언론에서 나온 정도여서 국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론이 잠잠했다. 또 이들 기사는 고은 시인의 반론은 포함하지 않았다.
아디다스 Z.N.E.
고은 시인의 입장이 '성명'(statement) 형태로 나온 것은 3월2일자 영국 가디언이다. 가디언은 '시인 고은 성추행 폭로 뒤 한국 교과서에서 지워지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영국 출판사인 블루댁스 북스의 고은 시인 담당자인 닐 애슬리(Neil Astley)씨가 고 시인의 성명을 가디언에 주었으며, 이 글에서 성추행 주장을 부정했다고 전했다.
고 시인은 성명에서 "나는 최근 의혹에서 내 이름이 거론된 데 대해 유감이며, 이미 내 행동이 초래했을지 모를 의도하지 않은 (피해자들의) 고통에 대해 뉘우쳤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몇몇 개인이 제기한 상습적인 비행 비난은 단호하게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나는 시간이 지나 한국에서 진실이 밝혀지고 논란이 잠재워지기를 기다릴 것"이라면서 "하지만 사실과 맥락을 잘 알 수 없는 나의 외국의 친구들에게는 부인과 나 자신에 부끄러운 어떤 짓도 하지 않았음을 밝힌다"고 했다.
고은 시인은 국내에서는 이보다 앞선 2월6일 한겨레신문에 '당사자로 지목된 원로 시인'이라는 익명으로 "아마도 30여년 전 어느 출판사 송년회였던 것 같은데, 여러 문인들이 같이 있는 공개된 자리였고, 술 먹고 격려도 하느라 손목도 잡고 했던 것 같다"며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오늘날에 비추어 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뉘우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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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부인인 이상화 교수가 번역한 고은 시집들(사진출처: 인터넷교보문고, 아마존닷컴)©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문단에서는 가디언이 보도한 성명을 고은 시인이 부인인 이상화 중앙대 영문과 명예교수와 함께 작성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고은 시인은 2010년 한 인터뷰에서 부인에 대해 "내 시의 영어 공역자이자 내 국제 관련 업무를 도맡아 해주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상화 교수는 '만인보' '고은 시선' '고은 동시집' 등 국내외서 출간되는 고은 시집 다수를 안선재 번역가와 함께 여러 차례 공동번역했다.
가디언 기사 후 고은 시인의 문단 내 지인들 사이에서는 한때 "3월 초에 영국에서 국제 시 축제가 있는데 고은 시인이 이에 불참하는 이유를 출판사에 설명한 편지가 입장문으로 와전된 것이 아닌가"하는 말이 돌았다. 하지만 최근 시사저널은 고은 시인이 영국 출판사에 보낸 이메일의 첨부자료로 2월11일에 작성된 문서인 '영국에 보내는 고은의 입장문'(Ko Un's statement)이 이 가디언의 입장문과 동일하다면서 사적인 편지가 아닌 영국 측에 보낸 '입장문'이 맞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입장문이 영국 언론의 보도 요청에 대비한 것인지 단지 영국 출판사 및 독자들에게 보내는 입장문인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입장문 중 '나의 외국의 친구들에게'(to my foreign friends)라는 부분이 언론에게 보냈다고 보기에는 너무 비공식적인 표현이어서다. 문서가 작성된 시기인 2월11일 이후부터 가디언의 보도가 있었던 3월2일 사이 이 문서가 일부라도 인용된 기사는 없다. 뉴스1은 이상화 교수에게 입장문의 작성 경위에 대해 묻기 위해 연락했고 자택에도 찾아갔지만, 이 명예교수의 명확한 답은 들을 수 없었다.
경위야 어쨌든 고은 시인은 외신을 통해 "부인과 자신에게 부끄러운 짓을 한 것이 없다"는 첫 공식 입장을 낸 결과가 됐다. 문학평론가인 김명인 인하대 교수는 가디언 보도가 국내 언론에 알려진 후 고은 시인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 내용에 대해서도 "성희롱 등을 한 것이 없다는 의미인지 통념상 그런 일은 있어도 (예술가로서의) 자기 논리에 따라 부끄럽지 않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고은 시인으로 추정되는 'En 선생'의 성추행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의 작품 '괴물'을 실은 잡지 '황해문화'의 주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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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의 성명이 담긴 기사가 실린 가디언 화면 캡처 |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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