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가 23일 서울 연견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이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2015.11.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朴대통령 조문…김현철에 "애석한 마음, 장례 잘 챙기겠다"
이희호 여사 빈소 찾아 손명순 여사 위로…상도동계 이틀째 상주
구본무·박용만·이재용·허창수·현정은 등 재계 발길 줄이어…리퍼트·추궈홍도 조문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으로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에는 서거 이틀째인 23일에도 정·재계를 망라한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전날 3200여명의 조문객이 다녀간 김 전 대통령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날 오후 10시 현재 9300여명이 다녀가 이틀간 조문객 누적수가 1만2500명에 이르고 있다. 빈소에 배달된 조화도 210여개에 달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7분간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박 대통령은 빈소에 도착, 분향·헌화를 한 뒤 잠시 묵념을 하고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에게 "장례와 관련해 준비에 만전을 기해 꼼꼼하게 잘 챙기겠다"며 "애석하게 생각한다"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실제로 "국립묘지에 자리가 없었지만 대통령께서 '꼭 국립묘지에 모셔야 한다'고 해서 정리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가족실로 이동해 부인인 손명순 여사의 손을 잡고 애도의 뜻과 추모의 말을 전했다고 한다.
이번 장례에서 상주를 자처하고 나선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인 상도동계는 이날도 오전부터 빈소에 나와 조문객을 맞았다.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오전 8시 정치 인사로서는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고,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상주 역할을 계속했다. 상도동계 막내격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도 조문객을 맞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국회에서 회의를 주재한 뒤 곧바로 빈소로 달려왔으며, 전날 조문 때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던 최형우 전 내무장관은 고인의 영정 앞에서 이날 또다시 오열했다.
김 전 대통령이 직접 발굴한 인사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도 이날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기렸다.
이 전 총재는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 "물을 마시면 그 물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야 하는데, 요즘 우리는 민주주의가 공기처럼 생활화돼 민주주의의 실제 존재나 민주주의가 오기까지의 어려웠던 많은 족적을 잊는 것 같다"며 "민주주의는 김 전 대통령과 같은 주역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고인을 기렸다.
손 상임고문은 이날도 저녁 늦게까지 자리를 지키며 고인의 가는 길을 끝까지 보필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이날 밤 늦게는 총리직 사퇴 이후 '두문불출'하고 있는 이완구 의원이 빈소를 방문해 눈길을 모았다. 이 의원은 "96년도에 저에게 정치를 권하신 분이 김 전 대통령이었다"고 인연을 전했다. 다만, 총선 출마 질문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이야기하겠다"며 여지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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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가 23일 서울 연견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5.11.23/뉴스1 |
경쟁자이자 협력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도 이날 빈소를 찾아 손 여사를 위로했다. 이 여사는 손 여사의 손을 꼭 잡고 "위로드립니다"라고 말했고, 손 여사는 "오래오래 사세요"라고 답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인 동교동계 인사들의 발길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과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고인을 찾았고,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천정배 무소속 의원도 고인을 애도했다.
야권에서는 또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이낙연 전남지사, 윤장현 광주시장, 이부영 전 의원, 김두관 전 경남지사, 주승용·김성곤·설훈·유성엽·이목희·송호창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이날 밤 늦게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빈소를 조문하며,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 "민주화의 투사로서 아버님께서도 항상 존경해오신 분"이라고 밝혔다.
노씨의 아버지인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4월 13대 총선에서 김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부산 동구에 출마, 당선되며 정치 인생을 시작했지만 '3당 합작' 결정에 대해 "민주화 운동에 대한 배신이자 밀실야합"이라고 정면 비판하며 김 정 대통령과 결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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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차남 홍업씨,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2015.11.23/뉴스1 |
여권에서도 강창희 전 국회의장과 정갑윤 국회부의장,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비롯, 김정훈 정책위의장, 심재철·나성린·노철래·신성범·류성걸 의원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정홍원·정운찬·김황식·이헌재 전 국무총리와 박관용 전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권철현 전 주일대사, 김태지 전 주일대사,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 오병희 서울대병원장, 서남수 전 국토부 장관 등 관계인사도 고인을 기렸다.
특히 이날 빈소에는 재계인사들이 많았다. 오전에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빈소를 방문했고 그 뒤를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이 고인을 찾았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으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이날 오후에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방문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빈소를 찾아 헌화 및 묵념했으며,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는 방명록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애도를 표합니다. 김 전 대통령은 생전에 한국 사회 발전과 중한관계의 발전을 위해 많은 공헌을 했으며, 영원히 역사에 기억될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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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로 들어가고 있다. 2015.11.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
한편 이날 오전 11시께 손명순 여사와 차남 현철씨 등 직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인의 입관식이 거행됐다.
입관식은 예배와 함께 거행됐으며 김수한 전 의장과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 김봉조 전 의원과 지인 및 가족 40여명이 참관했다.
김수한 전 의장은 "아주 평온한 얼굴로, YS(김 전 대통령)답게 하나도 구김살 없이 훤하니 좋더라. 만감이 오갔다"며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을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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