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구청, 실효성 없는 정책으로 '세금낭비' 욕듣게 해"
"포주들, 수익 60% 갈취하더니 퇴거 강요"…탄원서 제출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에 남은 마지막 집창촌 '옐로하우스'의 성매매 종사자들이 이 지역 재개발에 따른 이주보상금을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미추홀구청이 발표한 '성매매 종사자들의 탈 성매매 지원책'에 대해서는 당사자와 상의 없이 실효성 없는 정책을 발표했다며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준연 대구 중구의원이 이들을 지원하는 것이 세금낭비라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서도 '지원금을 요구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옐로하우스 성매매 종사자 10여명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년 동안 업주와 지주에게 소득금의 60% 이상을 헌납했지만 이제는 보상 한푼 없이 내쫓기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자신을 성매매 종사자라고 밝힌 여성 A씨는 탄원서를 통해 "8년 동안 업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당하면서도 오직 가족을 위해 성매매 일을 선택했다"며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발표된 이후 범법자로 살고 있지만 그래도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이어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업주와 지주들은 과거 모두 '포주'들이었고, 우리가 버는 돈의 60% 이상을 갈취하며 호의호식했다"며 "이러던 사람들이 재개발 이익에 혈안이 돼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기간 내 퇴거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호소했다.A씨는 "돌아갈 곳도, 편히 미래를 준비할 주거환경도 없는 상황에서 또 다시 성매매의 울타리 안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최소한의 이주보상비를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거듭 강조했다.성매매 종사자들의 탈 성매매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미추홀구청과 관련해서는 "40명이 아직 업소를 지키고 있는데, 일년에 4명씩 지원을 한다고 하는 계획에 따르면 10년이 걸린다"며 "과연 실효성이 있는 정책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또 "이런 실효성 없는 정책을 당사자와 의논 한번 하지 않고 발표해 우리들은 '국민 세금을 왜 지원하냐'는 온갖 욕설과 성토를 감내해야 했다"며 이 같은 지원책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것을 확실히 했다.기자회견에 참가한 여성은 홍준연 대구 구의원의 발언을 성토하면서는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는 "전국 성매매 종사자들은 남성들의 스트레스 해소 대상이었다"며 "몇 명의 사람들만 보고 전국의 성매매 종사자들을 평가하지 말라"고 규탄했다. 이어 "혈세 운운하는데 우리는 단 한번도 지원금을 요청한 적이 없다"면서 "의원님의 막말 때문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응당 대가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탄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