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언 청문회 때문에 굉장히 불안해한 듯"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5일 북미가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별다른 합의를 이루지 못한데 대해 "의도된 노딜"이라면서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 보좌관이 악역을 맡아 협상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던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가 개최한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북미정상회담을 시간대별로 설명하면서 협상에 대한 상황을 설명했다.정 전 장관은 양측이 실무협상을 통해 기본적인 합의는 이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여지만 남겨놓고 기본적으로 합의는 다 됐다"며 미국은 북한에 연락사무소, 종전선언,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을 것이고 북한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재개해달라고 요구했을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27일에서 28일로 넘어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심경에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북미회담이 이렇게 된 것은 막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클 코언 청문회가 뉴스 헤드라인을 덮는 것에 대해 굉장히 불안해한 듯하다"고 말했다.정 전 장관은 "(북미가) 이튿날 아침 단독회담에 들어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서두르지 않겠다'고 하니 그 순간 김 위원장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며 "김 위원장은 경제 문제 때문에 굉장히 급하다"고 말했다.정 전 장관은 또 "(양측이) 확대정상회담으로 넘어가는 사진이 그 다음인데 난데없이 볼턴 보좌관이 앉아있었다"며 "(볼턴 보좌관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선 '매우 재수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그는 "2002년 제가 통일부 장관할 때 볼턴 보좌관을 보면 서양 영화에서 인디언을 죽이고 양심의 가책을 못 느끼고 자신이 잘했다는 백인 기병대 대장이 생각난다"며 "(과거에도) 물증은 없고 심증만 갖고 '북한이 플루토늄 (재처리)를 중단했는지는 모르지만 별도의 장소에서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 같다'고 했었다"고 회고했다.정 전 장관은 "북미가 확대정상회담으로 넘어가는데 볼턴 보좌관이 앉아 있었고 아니나 다를까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을 들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미국이 볼턴 보좌관을 통해 골대를 옮기니 북한도 제재 해제를 세게 이야기했을 것"이라며 "그러면 더 이상 (진도가) 못 나가는 것이기에 밤사이에 (이뤄진) 의도된 노딜"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백악관에서 (이렇게) 해석할 수 있는 사진이 나왔다"면서 "(회담장 문을) 박차고 나온 것이 아니고 상당히 화기애애하게 환히 웃는 한 장의 사진"이라고 설명했다.정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해법은 멀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빨리 중재해 달라'고 이야기했는데 이는 '내가 판을 깼는데 만나자고 할 수 없으니 다시 만나게 해달라'는 메시지"라고 내다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