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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2-12 02:10
'두 번째 소설' 송호근 "남북문제, 상상력의 미학에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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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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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다시, 빛 속으로-김사량을 찾아서' 출간 기자간담회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을 보는데 외국인 방청객이 '남한사람과 북한사람이 똑같은데요'라고 하더군요. 나부터 이를 잊고 살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일제강점기 국가의 바탕이 사라진 시대에서 다시 바탕을 만들려고 했던 김사량의 고민을 생각해보면 뭔가 남북문제의 해결책이 있지 않을까요."
지난해 역사소설 '강화도'를 출간하면서 소설가로서 변신한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62)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 관훈클럽에서 개최한 두 번째 작품 '다시, 빛 속으로-김사량을 찾아서'(나남출판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문제를 상상력의 미학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작에서 강화도조약을 체결한 신헌이라는 인물을 그린 데 이어 이번에는 일제강점기의 문인인 김사량을 다뤘다. 김사량은 1914년에 평양에서 태어나 1950년의 한국 동란 중에 실종되기까지 남북한과 일본을 넘나들며 활동한 소설가 겸 극작가이다. 신헌은 봉건에서 근대, 김사량은 근대에서 현대로 바뀌는 시대적 경계에 섰던 인물이다. 그리고 둘다 외세의 침입과 일제의 탄압 속에서 나라와 민초들을 생각한 지식인이었다.
송 교수는 국가라는 체제를 순식간에 잃어버리고 그 속에서 새로운 체제를 세우려고 발버둥쳤던 김사량의 삶과 비애에 마음이 끌려 소재로 삼게 되었다고 밝혔다. 송교수 작품의 토대가 된 것은 단편소설 '빛 속으로'다. 김사량의 자전적 작품인 이는 제국대학 학생인 주인공이 조선인인 것을 밝히지 않은 채 일본 빈민가의 노동자와 아이들을 가르치는 내용이다. 1940년 일본 아쿠타가와상 후보로 마지막까지 수상작과 경합했다.
송 교수는 "김사량(의 작품)을 만난 것은 한 20년 됐다. 정말 놀랍게도 26살에 일본 제국주의 심장부(도쿄)에서 이런 작품을 쓸수 있었구나 싶었다. 그 마음 속의 비애가 얼마일까 가늠하기도 어려웠다. 비장하고 슬펐다. 이 시대를 사는 후예들이 그만한 비장감을 가지고 정신적인 출구를 만들어가고 있는가 질문을 해보니 조금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송호근 교수의 소설은 김사량의 아들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아버지 김사량의 흔적을 좇는다.
그는 "'경계에 선 인간'이었던 김사량이라는 문인 속에 문학의 고민이 다 들어있다"고 했다. "김승옥의 근대적 감각이 작품 속에 번쩍번쩍한다. 또 제물포에서 헌책방을 했던 고 박경리 선생 역시 김사량의 일본어로 된 작품을 읽고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으로 짐작된다"고도 했다.
이어 "사회과학이 끝난 지점부터 문학이 시작된다"면서 문학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보였다. 민족문제 해결에서 사회과학이나 정치가 할 수 없는 것을 문학이나 '상상력의 미학'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남북간의 이념적 장벽이 70년이나 있었는데 사회과학적으로는 절대 그것을 해결하지 못한다"며 "원류로 돌아가 해답을 찾는 것이 어떨까" 제안했다.
"남이나 북이 원래는 같았는데 어떤 국가를 세울까 하는 같은 고민에서 두 개의 다른 길이 나왔습니다. 그러면 다시 원점으로, 까마득하게 잊었던 그 상태로 들어가서 방법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
송 교수는 "올림픽 개막식은 상당히 감동적이었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낭만적인 것 아니냐' 할 수 있지만 사실은 고대와 미래를 마구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개막식에서 보여준) 상상력이야말로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정말 좋은 힘이다. 논리와 이념이 아닌 상상력의 미학에서 남북 문제를 풀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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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근 서울대 교수가 12일 오전 서울 인사동 관훈클럽 신영기금회관에서 열린 소설 '다시 빛 속으로(김사량을 찾아서)' 출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2.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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