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국방장관 방위비 전화 논의…美, 인건비 선지급 부정적
美, 韓에 보다 유연한 입장 강조…이달 초 타결 불확실성 커져
한미 국방부 장관이 전화 회담을 갖고 양국 간 방위비 분담 문제를 논의했다. 양국 실무 협상팀 간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국 외교장관에 이어 국방장관이 통화를 한 것이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동맹 간 공평한(equitable) 방위비 분담의 중요성을 논의하기 위한 나의 전화를 정 장관이 받아줘 감사하다"며 미 측의 요청으로 전화 통화가 이뤄졌음을 알렸다.
이어 "공정하고(fair), 균형잡힌 그리고 포괄적인(comprehensive) 합의에 신속하게 서명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며 '포괄적인 합의'를 재차 강조,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문제의 별도 논의에 여전히 부정적 입장임을 시사했다.앞서 지난달 미 국무부는 인건비 별도 논의를 거부하면서 "(이는) 상호 수용적이고 포괄적인 협정의 신속한 타결을 크게 저해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한국 군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늦게 이뤄진 통화에서 정 장관은 "협상 타결 이전이라도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일부를 우선 지급하는 방안을 미국 정부가 수용해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에스퍼 장관의 이 같은 반응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24일 미국에서 열린 양국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인건비 문제를 먼저 타결하자는 한국 측의 요청을 거절한 바 있다.이와 관련해 미국이 인건비 문제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고 있다는 비판은 그간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주한미군 내에서 확진자가 계속 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인 근로자들마저 자리를 비우면서 미군 측이 기지 운용에서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주한미군 측은 미군기지 내 방위비분담금으로 운영되는 세출자금기관(AFO)에서 일하는 약 8500명의 한국인 근로자 중 약 4000명에 대해 지난 1일 무급 휴직을 단행했다.방위비 협상은 양측 실무 협상팀 사이에서 공감대를 이뤘지만 고위급에서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4월 초 조기 타결을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이날 한미 국방장관이 방위비 협상 세부 내용을 논의했는지를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에스퍼 장관이 "공정하고(fair), 균형잡힌" 합의를 강조한 점을 봤을 때 한국이 보다 더 유연한 입장을 보여야 함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한미 협상팀은 지난달 중순 미국에서 개최된 회의 이후에도 유선이나 화상 등으로 협의를 지속하고 있는데 일각에선 잠정 타결이 늦어지게 되면 추가 회의가 개최돼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