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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하와이'라는 별칭이 무색하게 제주에 지난달에 이어 입춘이 지난 2월에도 대설과 한파가 계속돼 도민들의 불편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를 구입한 홍모씨(30)는 맹추위에도 히터를 켜기가 꺼려진다.

홍씨는 "전기차 배터리가 추위에 취약해 겨울철에는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고 히터까지 켜버리면 주행거리가 짧아진다"며 "평소보다 20~30%는 주행거리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전기차 천국이라고 불리는 이유 중 하나가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드물고 다른지역에 비해 기후가 따스하기 때문이다.

조모씨(37·여)는 "서귀포까지 장거리를 가야해서 혹시라도 차가 멈출까봐 히터도 틀지 못하고 벌벌 떨며 갔다"고 토로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휴대전화처럼 전기차배터리도 추워지면 성능이 저하되는 현상이 생긴다"며 "환경부도 겨울철 주행거리가 긴 전기차에 보조급을 더 많이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편물 배달도 늦어지고 있다.

제주지방우정청은 이륜차 진입이 불가능한 지역과 얼어붙은 언덕길 등 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의 우편물 배달을 일시 중지한다고 5일 밝혔다.

한파와 대설로 제주우정청에서 지연된 우편물은 일반우편 17만3000통, 등기 6000통, 소포 8000통에 달한다. 

우정청은 시한이 있는 우편물은 차를 이용해 우선 배송하고 이륜차 배송 우편물은 도로 상황과 집배원의 안전을 고려해 오는 8일쯤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재석 제주우정청장은 "많은 눈과 도로 결빙으로 우편물 배달이 늦어져 도민들의 양해를 바란다"며 "날씨가 회복되는 대로 정상적인 우편물 배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는 월동장비와 방한용품 등이 품절사태를 빚을만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품절됐다는 안내문을 걸어놔도 사람이 몰리고 수시로 추가 발주를 해도 반나절이면 모두 팔린다"고 설명했다.

카센터와 공업사에도 차량용 블랙박스 배터리가 방전됐다거나 얼어붙은 연료 필터와 관련한 문의가 잇따랐다.

3~5일 사흘간 119에 접수된 눈 관련 사고 신고는 65건, 111명이다.

이날도 제주시 용강동에 있는 축사 수도관이 동파되고 해안동에서는 빙판길에 미끄려진 차들이 3중 추돌을 일으켜 3명이 다쳤다.

오전 9시42분에는 제주시 한림읍 조선소에서 수리받던 서귀포해경 경비정이 기상악화로 서귀포에 돌아가지못해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져 소방차의 급수지원을 받기도 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해안에는 이날 저녁부터 다시 눈발이 강해져 6일 밤까지 쌓이고 결빙되는 곳이 많겠고 중산간 이상은 7일 아침까지 이어진 후 그치겠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