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하비’ 강타해 3일간 최고 760㎜ 퍼부어
3만명 대피ㆍ수재민45만명…공항ㆍ정유시설 폐쇄
<속보>허리케인 ‘하비’가
텍사스주 등을 강타하면서 미국 4대 도시인 휴스턴이 ‘물폭탄’을 맞아 물에 잠겼다.
28일 현재까지 5명이 사망했고, 3만명이 집을 버리고 대피했으며, 45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지만 추가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우려되면서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도로는 강으로 변해 주민들이 배를 띄워 대피를 하고 있으며 수천 명이
건물 옥상과 고지대로 대피해 다급하게 구조 요청을 하는 마치 재난 영화 같은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국립 기상청은 “휴스턴 등 허리케인 피해 지역에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380~760㎜
비가 내렸고, 일부 지역에는 1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질
수 있다”고 예보했다.
카테고리 4등급(전체 5단계 중 두 번째 강력한 단계)이었던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가 지난 25일 밤 텍사스 남부 지역에 상륙한 이후 열대폭풍으로 약화돼 정체하면서 엄청난 양의 비를 쏟아내고 있는 상태다.
기상 전문가들은 “폭우는3일 이상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 최대 630㎜가 쏟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본토에 4등급 허리케인이 강타한 것은 2004년 ‘찰리’ 이후 13년 만이며, 텍사스주는 1961년
허리케인 ‘칼라’ 이후 56년만에
카테고리 4등급 허리케인을 맞았다.
AP통신은 “텍사스주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8개 카운티, 680만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까지 최소 5명이
사망했고, 8만7000가구가 단전됐으며 지역 방송국도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또 공항 2개가 폐쇄됐으며, 미 전역에서 4,000편
이상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재난 당국은 주 방위군 3,000명과
항공기 14대 등을 동원해 구조 작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은 28일 “접수된 구조 요청 전화만 5,000건이 넘고, 911 콜센터에 걸려온 전화도 7만5,000건에 이른다”고
했다. 주민들은 카누, 카약 등 보트와 튜브 등 물놀이 기구, 공기 주입형 매트리스 등을 동원해 대피하고 있다.
하비는 2005년 미국 루이지애나주를 강타해 1,200여명의 사망자와 수십만 명의 이재민을 낸 허리케인 '카트리나'(3등급)에 비해 강풍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덜한 상태다. 하지만 기록적인 홍수로 도시 기반ㆍ산업 시설 등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미국 연방비상관리국(FEMA) 브록 롱 국장은 “이번 재난은 기록적(landmark) 사건”이라며 “복구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 주지사는 “피해 규모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텍사스주와 인접한 루이지애나주에도 28일 오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8일 피해지역인 텍사스주를
찾아 피해상황 등을 둘러보고 피해현황을 보고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