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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31 02:36
외규장각서 사라진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150년만에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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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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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의 중요한 의례 상징물…프랑스 개인이 소장 터무니 없는 가격에 경매 나와…경매중지하고 매입
강화도 외규장각에 소장돼 있던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孝明世子嬪 冊封 竹冊)'이 150여년만에 프랑스에서 귀환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은 31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언론공개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에 귀환한 '죽책'은 1819년(순조 19년)에 효명세자빈(당시 12세)을 책봉할 때 수여한 것으로 조선 왕실의 중요한 의례 상징물이다.
재단 측은 크기나 재질, 죽책문의 서풍과 인각의 상태 등 모든 면에서 전형적인 조선왕실 죽책의 형식을 갖추었으며 왕실 공예품으로서 뛰어난 예술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죽책에는 '너를 왕세자빈으로 책봉한다'는 문구가 명확히 남아 있고 맨위와 아래를 장식한 변철은 당초문으로 장식했다. 또 죽간 6개를 묶은 것이 한폭으로 총 6폭으로 구성돼 있다. 주로 죽책은 4폭, 6폭, 8폭, 10폭으로 6폭으로 돼 있는 죽책이 가장 많다.
죽책은 왕세자, 왕세자빈, 왕세손 등을 책봉할 때 그에 관한 글을 대나무쪽에 새겨서 수여하는 문서로, 착한 일은 권하고 나쁜 일은 하지 말라는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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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News1 | 효명세자빈(1808~1890)은 풍은부원군 조만영의 딸로 효명세자와의 사이에서 헌종(1827~1849)이 된 아들 환을 낳았다. 효명세자는 조선의 제23대 왕 순조(1790~1834)의 아들로 1812년 왕세자에 책봉된 후 1830년에 사망했다.
효명세자빈은 효명세자가 익종으로 추존된 후 '신정왕후'로 봉해졌고 세간에는 대왕대비로서 고종을 수렴청정한 '조대비(趙大妃)'로 더 알려져 있다.
재단은 국외 경매에 나온 한국문화재를 모니터링하던 중 2017년 6월 죽책이 프랑스 경매에 나온 것을 발견했다. 소장자는 할아버지인 쥘 그룸바흐(Jules Grumbach)가 구입한 것을 대를 이어 상속받았는데 보석상을 경영했던 그룸바흐는 파리의 고미술 시장에서 죽책을 구입했다고 한다.
프랑스 경매에 죽책이 나왔을 당시 도록에는 '1759년에 결혼과 관련된 문서'라고만 써 있을 정도로 정보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죽책 추정가는 1000유로에서 1500유로(약 133만~200만원)로 터무니 없는 금액으로 책정돼 있었으며 도록에도 왼쪽 하단에 작은 사진으로 실려 있었다.
재단은 죽책이 경매에 나온 것을 파악한 뒤 경매사에 경매중지를 요청해 죽책을 경매물품에서 제외시키고 총 19만5000유로(약 2억6000만원)에 죽책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재단 관계자는 "경매사에서는 경매품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이 안될 경우 유찰 등을 고려해 낮은 금액으로 추정가를 적어둔다"며 "이번 죽책의 경우 우리만 파악하고 있었던 게 아니고 다른 딜러들도 파악하고 있어서 충분히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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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이 공개됐다. 2018.1.3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 외규장각의 물품 장부인 '정사외규장각형지안'을 보면 죽책은 1857년까지 강화도 외규장각에 보관돼 있었지만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 군에 의해 불타 없어진 것으로 추정돼 왔다.
재단은 조선왕실의 소중한 문화재인 죽책의 국내 귀환을 위해 문화재청과 긴밀히 협의해 매입을 추진, 지난 20일 마침내 국내로 들여왔다.
이태진 전 국사편찬위원장은 이날 언론공개회에서 "1866년 프랑스에 의해 반출된 물량은 큰 가철 책 300권, 작은 가철 책 9권, 작은 책이 든 나무상자 3개 등 총 340점으로 2011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돌아온 의궤를 제외하고는 파악이 안되고 있다"면서 "미귀환 문화재들의 행방을 찾기 위한 조사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죽책의 국내 귀환은 온라인 게임회사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 한국대표 이승현)의 기부로 인해 이뤄졌다.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 문화재청과 문화재지킴이 후원 협약을 한 이후 총 43억원의 후원금을 문화재 보호, 활용, 환수를 위해 지원해 왔다.
이번에 들어온 죽책은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연수)에 기증돼 연구 및 교육에 활용되며 전시 등을 통해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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