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언론 탄압…천문학적 세금물려 문닫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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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9-04 11:46

캄보디아의 언론 탄압…천문학적 세금물려 문닫게

글쓴이 : 시애틀N

1993년 창간 영자신문 '캄보디아 데일리' 폐간
훈센 총리 비판 기사 다수…"세금 못내면 닫아라"

캄보디아 영자신문 캄보디아 데일리(Cambodia Daily)가 3일(현지시간) 마지막 호를 내고 문을 닫았다.

올해로 32년째 권좌에 앉아 있는 훈센(65) 캄보디아 총리의 '부패'와 '독재'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끈질기게 써 왔기 때문. 그러나 방법은 기상천외하다. 지난달 불과 한 달의 말미를 주면서 천문학적 규모의 세금을 소구해 적용하는 방식으로 결국 문을 닫게 만들었다. 정부는 9월 4일까지 630만달러, 우리 돈으로 거의 7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낼 것을 지시했다고 가디언과 CNN 등이 전했다.

마지막호에 실리는 톱 기사 제목은 '완전한 독재로의 진입'(Descent Into Outright Dictatorship)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훈센 총리는 미국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친미적이라고 판단되는 조직을 내쫓거나 야당 지도자인 구국당(CNRP) 켐 소카(Kem Sokha)에 대해 반역죄를 씌워 체포하기도 했는데 기사는 이런 내용들을 담고 있다. 신문은 그리고 자사가 이런 기사로 인해 문을 닫게 됐다고 기사를 통해서도 밝혔다.

신문사 편집국장 조디 드용(Jodie DeJonge)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훈센 총리 측과 운영하는 내내 충돌이 있었다"면서 "우리가 험한 이슈들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는데에 있어 특별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지난 1993년 미국 저널리스트 버나드 크리셔가 세웠다. 정치권의 부패 문제는 물론, 환경오염, 지대권 문제 등을 꾸준하게 다뤄왔다. 그러나 훈센 총리는 올해 들어 일부 저널리스트들에 대해 '외국인의 종'(servants of foreigners)이라는 모욕적 언사를 퍼부었고 신문사가 문을 닫게 되면 모든 자산은 다시 창업자 크리셔에게 돌려주라고 지시했다.

조디 드용 편집국장은 "우리는 외국 정부나 비정부단체(NGO)로부터 돈 한 푼 받은 적이 없다"면서 "광고와 구독, 창업자의 기부 등을 통해 가까스로 유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미 재무 상태도 위험한 상황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정부 당국이 보낸 세금 청구서는 우리의 재무제표를 감사하고 작성한 것도 아니다"라면서 "당국은 협상의 여지도 주지 않았다"며 문을 닫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훈센 총리 측은 '캄보디아 데일리'가 문을 닫는 것과 정치적 압박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훈센 총리는 "그들은 돈을 내지 않아서 그렇다면 이 나라를 떠나라고 했더니 독재를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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