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회 지도부 회합에 '인사차'…'시선강탈'
CNN "트럼프의 오랜 습관…관리들 사기저하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장에 자주 대동하는 '비장의 무기'는 무엇일까. 바로 '장녀 이방카'가 얼굴을 비치는 것이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의회 여야 지도부와 회합했다. 이 모임은 여름 휴가에서 돌아온 의회와 함께 하반기 국정을 재개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로 평가됐다.
CNN은 이 같은 주요 회담에 이방카가 깜짝 등장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고문인 이방카는 '단순 인사차' 회의장인 백악관 집무실에 들렀다고 스스로 말했다고 한다.
의회 소식통에 따르면 이방카 등장 이후 대화 주제는 당초 예상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일부 집권 공화당 인사는 "이방카의 존재에 대해 눈에 띄게 거슬려하는 듯"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이방카가 집무실에 들어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야당인 민주당 지도자들과 이례적으로 의견을 한데 모으고 있었다. 의회가 허리케인 '하비' 등으로 인한 재난 지원자금을 승인하기로 한 것인데, 마침 부채 한도 상승과 정부 예산안 등 주요 국정을 논의하는 가운데 이방카가 나타나 주의가 분산됐다.
특히 공화당 소속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원래 민주당을 엄격히 배격해오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만은 돌변해 민주당에 협조하는 제스처를 보인 데 대해 매우 놀란 상태였다.
여기에 이방카까지 주위의 시선을 뺏고 대화 주제를 끌어오자, 공화당 지도부가 곤란한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CNN은 이방카가 협상이나 회의장, 행사장소 등 어디에서나 잠깐 모습을 비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기술이라는 점은 "비밀 따위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스다코타주(州)에서 열린 행사에도 이방카를 대동했고 그를 무대 위로 불렀다.트럼프 대통령은 "그런데 말이야. 이방카 트럼프라고? 모두가 이방카 트럼프를 사랑하지. 내가 이방카를 부르는 게 좋겠냐?"면서 연설 중간 청중의 호응을 유도했다.'이방카의 무기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가 시절부터 써온 오랜 습관이라고 CNN은 소개했다. 한 예로, 이방카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며 세간의 호평을 받았다. 이는 대선후보던 아버지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방카의 잦은 방문 때문에 백악관 참모나 행정부 관료진의 사기가 떨어지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언하기 힘든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