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美폼페이오 '北 불량행동' 발언에 "반드시 후회할 것"
美에 협상전략 변화 요구하며 시간끌기 나선 듯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불량행동'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 1부상은 31일 발표한 담화를 통해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들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로 떠밀고 있다"고 말했다.
최 1부상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최근 미국상층부에서 우리를 걸고드는 심상치 않은 발언들이 연이어 튀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북한의 신형 미사일 시험에 대해 "북한의 불량 행동을 좌시할 수 없다"며 국제 제재를 다시 강조한 바 있다. 최 1부상은 폼페이오 장관이 '불량행동'이라는 딱지까지 붙여가며 북한을 심히 모독했다면서 "그들 스스로가 반드시 후회하게 될 실언"이라고 언급했다. 또 "폼페이오의 이번 발언은 도를 넘었으며 예정돼있는 북미 실무협상 개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에 대한 우리 사람들의 나쁜 감정을 더더욱 증폭시키는 작용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의 외교수장이 이런 무모한 발언을 한 배경이 매우 궁금하며 무슨 계산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지켜볼 것"이라며 "끔찍한 후회를 하지 않으려거든 미국은 우리를 걸고드는 발언들로 우리의 인내심을 더 이상 시험하려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1일에도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할 것"이라고 발언해 리용호 북한 외무상으로부터 "미국 외교의 독초" "북미 협상의 훼방꾼"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폼페이오 장관의 '강경 발언'을 겨냥한 북측 입장은 발표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북한이 지난 29일 최고인민회의를 끝내고 미국과 대화에 나설지, 무력시위를 이어갈지 주목되는 시점에 이같은 담화가 나와 주목된다. 북미 정상은 지난 6월30일 판문점 회동에서 2~3주내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했지만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문제 삼으며 미뤄졌고, 훈련이 끝난 뒤에도 협상 재개 신호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같은 북미 대화 교착 시점에 북한이 다시 미국에 책임을 돌리는 담화를 낸 것은 미국의 협상 전략 변화를 압박하면서 '시간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북한이 한달 정도를 서둘러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해 헌법 개정을 통과시킨 것을 두고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염두에 둔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연 2회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된 2012년과 2014년의 경우, 모두 9월에 회의가 소집됐는데 비해 이번 제2차회의는 한달여 앞당긴 8월에 개최됐다. 또 북한 매체는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 시찰에 나섰다고 보도했는데, 이달에만 5차례 무력도발에 나선 북한이 북미 대화 재개에 나쁘지 않은 신호를 보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 상황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