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단체의 경영지원 담당자 D씨는 "회사에서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었던 근무환경이 축소돼 불편한 점이 있다"라며 "불필요하게 수시로 보고를 하거나 근무일지를 작성해서 내야 해서 일이 늘어난 부분도 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솔루션 개발업체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E씨는 "동료와의 의사소통에서 평소에 생기지 않던 오해가 생기는 등 불편함을 느낀다"라며 "어쩔 수 없이 집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데 차려 먹는 것도 일"이라고 말했다.
각종 업무용 협업 툴을 제공하는 IT 기업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스마트워크 확산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 웍스모바일은 업무용 협업 도구 '라인웍스'의 라이트(Lite) 상품을 6월까지 무료 제공한다. 원격 근무 등 비상 근무제에 가장 필수적인 기능인 메시지와 음성·영상 통화, 화면 공유 기능 등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캘린더, 조직도 기반의 주소록, 감사·로그 등을 이용할 수 있다. NHN도 재택근무 시행을 앞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클라우드 협업 플랫폼 '두레이' 무상 서비스를 진행한다.
개인들도 온라인상에서 경험했던 협업플랫폼을 추천하며 원활한 재택근무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주요 업무툴은 구글 행아웃(Google Hangouts), 마이크로소프트 팀스(Microsoft Teams), 스카이프(Skype), 줌(Zoom), 시스코 웹엑스(Cisco WebEx), 슬랙(Slack) 등이다.
전문가는 이번 일이 국내에서 스마트워크 환경이 얼마나 가능한지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오래전부터 '스마트워크' 얘기가 나왔으나 '기술'이 아닌 '인식'의 전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착하지 못했다"라며 "포털과 게임업계가 바로 재택근무를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원격근무가 가능한 IT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전역으로 스마트워크가 확산되려면 제조업 등 전체적인 분야에서 인식들이 바뀌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이번 일을 통해 재택근무의 효율성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규제나 평가불이익 등을 이유로 재택을 할 수 없는 환경이 있었다"라며 "재택근무로 인한 업무 효율성을 제대로 분석한다면 업무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