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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0-07 11:39
덩칫값 못하는 美 가전공룡 월풀, 삼성·LG 견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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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시애틀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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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잃어가면서 한국산 제품에 각종 제소로 연명
미국 최대 가전업체인 '월풀'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견제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반덤핑관세부터 이번 세이프가드 논란까지 혁신기능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무장한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나 냉장고는 수년째 월풀의 공격대상이었다.
월풀은 삼성과 LG로 인해 피해가 크다고 주장하지만 거대 공룡인 '월풀'이 거느린 메이텍 등 관계사의 세탁기 시장점유율(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 집계)은 지난해 기준 38%로 삼성전자(16%)와 LG전자(13%)의 두배 이상이다. 월풀과 월풀의 관계사인 '메이텍', 월풀이 수탁생산하는 '켄모어'는 전통적인 미국의 가전 3강으로 2015년까지만해도 이 3사가 세탁기 점유율 1~3위를 지켰다.
◇ 월풀, 미국내 세탁기 점유율 내리막길
'월풀'이 거느리고 있는 브랜드 가운데 가장 오래된 '월풀'만 놓고보면 삼성전자가 근소하게 앞선다. 역시 트랙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18.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월풀(18.5%), LG전자(16.5%)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미국 전통가전의 자부심인 '월풀'은 자국 소비자들을 조금씩 잃고 있는 모습이지만, '메이텍'이나 미국 유통업체 '시어즈'로부터 위탁받아 만드는 가전브랜드 '켄모어' 등을 고려하면 월풀은 미국 시장에서 여전히 '공룡'의 몸집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 시장이 워낙 보수적이고 공고하다보니 LG전자는 2007년 북미 최대 유통채널인 '시어즈' 입성에 성공했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시어즈'는 무려 91년간 월풀과 함께해온 역사와 특수관계 등으로 인해 월풀의 경쟁사들에 대해 높은 진입장벽을 고수한 바 있다.
강도높은 보호무역주의를 펴고 있는 트럼프 정부의 손에 미국 세탁기 시장의 판도가 달렸다. 트럼프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통해 한국 산업을 압박하는 데 이어 이번에는 세탁기를 '세이프 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 대상품목으로 예고하는 등 공격수위를 높이고 있다.
삼성과 LG를 겨냥하며 청원을 낸 월풀은 중국산 세탁기와 마찬가지로 베트남, 태국 등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한국 세탁기에 대해 40%대의 높은 관세를 적용하는 것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동남아에서 만들어져 미국으로 수출되는 삼성전자 등 세탁기에 대한 현행관세는 1% 수준이다.
월풀의 손을 들어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가 자국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미치고 있다'고 판정했다. 피해 판정에 따라 ITC는 향후 조사의 구제조치단계를 진행한다. 구제조치는 관세부과, 수입량 제한 등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우리 정부는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11일 긴급회의를 가진다.
ITC는 오는 19일 구제조치(Remedy)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11월21일 구제조치 방법 및 수준을 결정한 뒤(Remedy Vote) 오는 12월 4일까지 피해판정, 구제조치권고 등을 담은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제출한다. 60일 이내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이 나온다면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수 있다.
◇ 美, 끊임없는 반덤핑 제소로 한국산 가전제품 견제
10년전만 하더라도 한국산 가전제품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싸구려로 통했다. 미국산, 유럽산 가전제품과 가격으로 경쟁해야 했다. 한국기업들은 미국과 유럽 등 각국 정부로부터 담합과 덤핑 혐의 등으로 집중 견제를 받았고 이익도 제대로 내지 못했다.
미국은 지난 1986년 한국산 컬러 TV 브라운관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한 바 있다. 2011년엔 한국산 하단 냉동고형 냉장고에 대한 덤핑 혐의 조사에 착수하면서 국내 가전업계를 긴장시켰다. 냉장고 덤핑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기각 판정을 내리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유럽연합(EU)도 2006년 한국산 양문형 냉장고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하면서 LG(12.2%), 대우(3.4%) 등이 반덤핑관세를 부과받았다. 당시 이탈리아에 있는 미국계 '월풀'의 제소에 따른 조치로 한국산 가전시장의 확대를 노골적으로 견제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2011년에도 월풀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표적덤핑'을 주장하며 미국 상무부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라고 제소했다. 이후 2013년 2월 반덤핑관세(삼성전자 9.29%, LG전자 13.02%, 대우전자 82.41%) 명령이 나왔다.미국의 관세 부과로 세탁기 대미 수출은 2012년 4분기 1억9800만달러에서 2013년 1분기 9300만달러로 급감했다. 이 영향으로 우리 업계는 관세 부과 대상 생산물량을 상당부분 해외로 이전했으며, 국내 생산 물량에 대해서는 고율의 관세를 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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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모 디자이너© News1 | ◇오바마 시절부터 불리해진 통상 조건…트럼프까지 악화일로
2015년 오바마 정부는 불리한 가용정보(AFA, Adverse Facts Available)를 이용해 조사관 재량 하에 피소업체에 불리한 관세율 산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무역특혜연장법(Trade Preference Extension Act, 2015)을 개정했다. '불리한 가용정보' 조항은 피소자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지 않으면 미국 상무부가 피소자에게 불리한 정보(AFA)를 이용해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반덤핑 조사 건수 기준으로 중국에 이어 2위, 상계관세 조사 건수로는 중국, 인도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특히 철강과 화학제품이 주 타깃이 되고 있다. 관련 규정과 절차가 복잡하고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이 반덤핑·상계관세를 피해가기 어려운 형편이다.
앞서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의 반덤핑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중국에서 만들어 미국에서 팔아온 세탁기 생산기지를 모두 동남아로 옮겨뒀다. 공은 트럼프에게 넘어왔다. 반덤핑관세 부과가 세계무역기구(WTO)의 반대로 여의치않자 관세 부과 등 무역구제조치로 칼을 바꾼 것이다.
이렇듯 통상압력이 거세졌음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진화를 거듭했다. 세련된 디자인과 최고 성능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 출시로 미국 시장을 지속적으로 두드렸다. 2012년 삼성전자는 8.9%, LG전자는 13.2%의 미국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한국 가전업계가 철옹성 같던 월풀 시장점유율 19.4%를 넘어서는 순간이다.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월풀의 견제를 이겨내가며 미국 현지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매년 출시, 월풀을 따돌리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 ITC의 피해 판정으로 구제조치 도입이 불가피해보이지만, 업계와 긴밀히 논의해 업계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는 구제조치가 채택되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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