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호암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공학상 김창진 박사, 사회봉사상 백영심 간호사, 의학상 김성훈 박사, 예술상 김수자 현대미술작가, 과학상 천진우 박사.(호암재단 제공)© News1>
한국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호암상 시상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올해 호암상엔 천진우 박사 등 5명이 선정돼 각각 3억원의 상금과 순금 메달이 수여됐다.
호암상은 삼성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생의 인재제일주의와 사회공익정신을 기려 학술 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제정한 상이다. 올해 25회 시상까지 총 127명의 수상자들에게 199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호암재단(이사장 손병두)은 1일 오후 3시 호암아트홀에서 2015년도 제25회 호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올해 부문별 수상자는 △과학상 천진우 박사(53 연세대 언더우드 특훈교수), △공학상 김창진 박사(57 미국 UCLA 교수), △의학상 김성훈 박사(57 서울대 교수), △예술상 김수자 현대미술작가(58), △사회봉사상 백영심 간호사(53) 등이다.
수상자들은 국내외 분야별 저명 학자 전문가로 구성된 37명의 심사위원회의 면밀한 업적 검토와 해외 석학 30명의 자문평가 및 현장 실사 등을 거쳐 확정됐다. 특히 올해부터 노벨상 수상자 2명 등 해외 석학 4명이 심사회의에 직접 참여했다.
과학상을 탄 천진우 박사는 나노과학의 세계적 대가로 세계적 수준의 나노물질 개발을 위한 화학적 설계 기술을 확립하고, 설계한 나노입자의 크기를 조절해 MRI 조영 효과를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 또 '생체 나노스위치'를 개발하여 암세포 만을 선택적으로 소멸시킬 수 있음을 보여 주는 등 나노과학을 의학분야와 성공적으로 접목시킴으로써 진보적 융합과학 연구분야를 개척했다.
공학상을 수상한 김창진 박사는 전위차를 이용하여 액체의 습윤성과 표면장력을 제어하는 기술 개발로 기존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미세유체의 제어를 가능하게 했다. 액체와의 마찰력을 획기적으로 줄인 나노 사이즈의 바늘구조 표면을 개발하여 더 작은 에너지로 동작 가능한 제품 상용화에 기여하는 기술 기반을 마련했다.
의학상의 김성훈 박사는 생체 단백질 합성효소(aminoacyl-tRNA synthetase, ARS)가 세포의 증식, 분화, 사멸에 관여한다는 새로운 사실과 이 ARS들이 암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새로운 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예술상의 김수자 작가는 '보따리', '바늘여인', '호흡', '지수화풍' 시리즈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 예술세계를 구축했으며, 뉴욕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현대미술작가다. 평면 및 입체 설치, 비디오아트,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시간과 공간, 삶과 예술의 의미와 관계를 탐구하는 대표적인 개념미술 작가로 세계 주요 비엔날레와 국제 전시 무대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사회봉사상의 백영심 간호사는 1994년부터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봉사활동을 펼쳐 오며 현지에 병원을 설립하여 세계 각국 의료진의 자원봉사 활동을 이끌어 내며 연간 20만 명을 치료하는 의료기반을 구축했다. 보건의료 인력양성을 위해 현지에 간호대학을 설립하고, 초등학교, 유치원 등 교육기관을 세워 원주민 계몽에도 힘쓰는 등 국가와 민족, 종교를 초월한 인류애를 실천해 온 점이 높게 평가 받았다.
이 날 시상식은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의 인사말과 김병윤 심사위원장의 심사보고, 부문별 시상과 수상소감, 권숙일 대한민국학술원 회장과 노벨재단을 대표하여 참석한스벤 리딘 노벨화학상위원(스웨덴 룬드대 교수)의 축사, 그리고 비올리스트 용재 오닐의 축하연주 순으로 진행됐다.
권숙일 학술원 회장은 "수상자들의 탁월한 업적은 우리가 자랑하며 오래도록 간직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며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들에게 꿈을 심어 주고 동시에 정신적인 스승이 되고,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스벤 리딘 노벨상위원은 "실패는 최고의 스승으로 수상자들은 성공보다 실패가 더 친숙했을 것"이라며 "성공을 위해 실패를 끌어안는 용기와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1991년부터 시상해온 호암상은 한국사회가 이룩한 성취와 진보를 보여 주는 역사적 기록다"고 덧붙였다.
이날 호암상 시상식에는 정관계, 법조계, 학계, 재계, 금융계, 언론계, 문화체육계, 사회복지계, 외교사절 등 총 550여명이 참석했다.
고건, 이홍구, 한덕수, 현승종 전 총리를 비롯해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나선화 문화재청장,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 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해외에선 제롬 파스키에 프랑스 대사, 댄 셰흐트만 2011년 노벨상 수상자, 윌리엄 밀른 케임브리지대 교수, G. 스테파노플러스 MIT 교수, M. 스토펠 스위스 공대 교수, J. 니엘슨 스웨덴 차머스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어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호암상 축하만찬에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참석해 호암상 수상자들을 축하할 예정이다.
한편 호암재단은 시상식 전후인 5월 29일, 6월 2일에는 국내 및 해외 연구자간 교류와 협력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호암상과 노벨상 수상자 등 국제 석학과 국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제3회 호암포럼'을 개최한다.
랜디 셰크먼 믹구 UC버클리 대 교수와 김성국 미국 스탠퍼드 대학 교수가 '췌장 섬 세포 생물학과 당뇨'라는 주제로 지난 29일 강연을 했고 제임스리아오 미국 UCLA교수와 이상엽 KAIST 특훈 교수가 6월 2일 대사공학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이외에 시상식을 전후해 호암상 수상자들의 수상 기념 강연회가 연세대, 서강대, 부산과학고, 대구과학고, 광주과학고, 춘천기계공고 등 전국에서 총 10회 개최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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