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회의서 전격 배제…백악관 파워구도 변화
초반부터 극우ㆍ안보경험 전무 등으로 자질시비 휘말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통했던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힘이 크게 빠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수석 고문을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전격으로 배제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5일 일제히 보도했다.
CNN 방송과 워싱턴타임스 등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실제 백악관이 이날 공개한 새 NSC 조직도를 보면 배넌의 이름이
빠져 있다.
트럼프 정권의 핵심 실세인 배넌은 지난 1월 28일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NSC 장관급회의(Principals
CommitteeㆍPC) 상임위원으로 임명됐으나, 과거
인터넷매체 브레이트바트뉴스를 통해 인종차별 등 극우 운동의 선봉에 섰던 이력과 안보에 대한 무경험 등이 논란이 되면서 처음부터 자질 시비에 휘말렸다.
야당인 민주당은 그동안 그의 NSC 참여를 놓고 “미국
국가안보의 정치화”라며 줄곧 배제를 촉구해왔다.
배넌을 NSC에서 배제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안보팀을 원하는 방식으로 꾸릴 전권을
넘겨받은 허버트 R.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는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결정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트럼프 정부는 NSC 기구를 축소하길
원했고, 배넌은 (러시아 내통 논란 속에 조기 낙마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그 일을 제대로 추진하게 하려고 NSC에
합류했던 것”이라면서 “이제는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그
일을 주도하는 만큼 더 이상 역할이 필요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야심 차게 추진했던 ‘반(反) 이민 행정명령’이
법원에 의해 잇단 제동이 걸리는 등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이를 주도한 그의 배제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넌을 NSC에서 배제하는 대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합참의장은 당연직 위원으로 다시 복원시켜 NSC 기능을 정상화했다.
이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까지만 해도 NSC 장관급회의 당연직 멤버였던 DNI 국장과 합참의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과 동시에 관련 사안에 따라 참석할 수 있는 ‘초청 대상자’로 강등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톰 보서트 국토안보보좌관의 위상도 다소 약화시켰다고 의회전문지 더 힐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