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 추이(배럴당 달러) © News1>
브렌트유 선물값, 지난달 12월 24일 이후 첫 60달러대 진입
시장 전문가들, "바닥탈출 판단은 시기상조" 신중한 입장
국제유가가 12~13일 이틀 연속 상승 마감했다. 미국에서의 감산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의 수요 증가 기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해 중순부터 하락세를 보여온 유가가 바닥을 탈출했다고 하는 것은 아직은 성급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1.57달러(3.07%) 오른 52.78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원유 3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런던 ICE 거래소에서 2.24달러(3.78%) 상승한 61.5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가 60달러를 기록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WTI 선물가격은 이틀 동안 3.91달러,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6.86달러 올랐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린은 "유로존에서의 경기 개선 소식에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낙관론이 시장에 가득하다"고 진단했다. 이날 나온 유로존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대비 0.3%로 이전 분기 때의 0.2%를 웃돌았다. 특히 유럽 1위 경제대국 독일은 0.7%를 나타냈다.
공급 측면에서는 리비아 내 유전 지대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공격이 발생해 공급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미국에서 가동중인 시추공 수치가 하락했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 유전관련 서비스업체 베이커 휴에 따르면 미국 내 시추공 수는 이번주에 84개(7.4%) 감소한 1056개를 기록했다.
플린은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시추공 수 감소는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작업을 하지 않게 된 시추공에서 생산량이 많지 않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며 "하지만 이 흐름이 앞으로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잘못됐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고 말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에서 심대한 반등세가 있을 것이란 전망에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6월 고점 대비 약 60% 급락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매트 스미스는 최근 투자자 리포트에서 "생산감소 전망과 석유와 가스 업종 내 해고 뉴스가 잇따라 나오면서 원유 생산량이 이에 따를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고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나온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80년래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내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를 악화시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비축량이 전주보다 630만배럴 증가한 4억 1300만배럴이라고 발표했다. 주 단위 통계가 시작된 1982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며, 월 단위로는 193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씨티 퓨처의 팀 에반스는 12일과 13일의 오름세는 투자자들이 자신들의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면서 나타난 기술적 회복이라고 진단했다.
에반스는 "실제적인 펀더멘털(기초체력)은 하락장 영역에 여전히 빠져 있다"며 올 상반기 글로벌 공급/수요 밸런스는 일일 140만배럴 공급 과잉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랠리는 실제 상황을 보지 못하게 한 것 같다"며 "내 견해는 물질적 하방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씨티그룹은 앞서 지난 9일 투자자 리포트에서 WTI 선물 가격이 20달러 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드워드 모스 등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최근의 랠리는 "지속가능한 터닝포인트라기보다는 헤드-페이크(head-fake) 같다"고 진단했다. 헤드-페이크란 처음에는 어느 한 방향으로 움직이다가 나중에 정반대로 끝이 나는 현상을 뜻한다
씨티그룹은 그러면서 과잉 공급이 핵심 요인이기 때문에 원유 시장은 1분기 말과 2분기 시작 사이 정도에 바닥을 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바닥가를 전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20달러 선을 전망했다. WTI는 2002년 이후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0달러 대에서 종가를 기록한 적이 없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