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대표 © News1>
일본 자회사 글룹스 손상차손 1043억원 지난해 4분기 반영된 결과
넥슨이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엔씨소프트의 경영권을 노리고 있다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4분기 426억원(45억엔)의 적자를 기록한 것은 맞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실적악화에 따른 적자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넥슨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보다 25% 늘어난 4069억원(429억엔)의 매출을 거두고도 71억원(7억엔)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426억원(45억엔)에 달했다.
그러나 이같은 실적하락의 원인은 자회사 글룹스의 '손상차손' 1043억원(110억엔)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것. 16일 넥슨 관계자는 "글룹스의 손상차손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손실이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상차손은 투자한 주식의 실제 가치가 장부가격보다 크게 낮아질 때, 그 차액을 손실로 반영해주는 것을 말한다.
글룹스는 넥슨이 2012년 5216억원(365억엔)을 들여 지분 100%를 인수한 일본의 모바일게임사다. 그러나 실적으로 주식가치가 떨어지면서 취득 장부가액과 현재가치의 차이가 손실로 처리됐다. 이 손실액이 지난해 4분기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손상차손 1043억원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넥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972억원(103억엔), 당기순이익은 616억원(65억엔)이다. 이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을 계산하면 24%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 26%와 비슷한 수준이다.
넥슨이 자회사의 주식가치 하락분을 반영시키면서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회성 손실을 제외한 통상적인 영업활동에서는 여전히 꾸준한 성과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글룹스의 손상차손 1043억원(110억엔)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한 까닭은 일본내 모바일게임 시장환경 변화를 고려한 것이다. 글룹스는 주로 피처폰을 통해 모바게임을 출시하면서 성장해 왔다. 그러나 넥슨에 인수된 2012년 이후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며 급속한 환경 변화를 맞게 된다. 따라서 스마트폰 모바일게임에 대한 대응이 늦었던 글룹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넥슨의 일본 내 모바일게임 매출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실제 2013년 4분기 글룹스를 포함한 넥슨의 일본 모바일게임 매출은 586억원(63억엔)을 기록한 이래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넥슨의 모바일게임 매출은 568억원(61억엔)에서 2분기 558억원(60억엔)으로 떨어졌으며 3분기 521억원(56억엔), 4분기 503억원(54억엔) 등으로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넥슨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집계하면서 글룹스의 영업권과 게임 지적재산권(IP) 등의 가치가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 손상차손으로 털어낸 것이다. 넥슨 측은 "글룹스에 대한 손상차손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아도 되지만 주주들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였다"고 강조했다.
넥슨은 "글룹스로 인한 추가 손상차손 발생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글룹스가 올해부터 스마트폰 모바일게임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 수익 극대화에 나설 계획이라는 것. 이를 통해 넥슨은 올 1분기 글룹스의 매출을 포함해 모바일게임 매출 예상치를 최대 749억원(81억엔)으로 설정하고 있다.
넥슨의 다른 관계자는 "PC 온라인 게임에 집중하던 넥슨의 전체 매출 가운데 지난해 모바일 비중이 20%에 이를 만큼 모바일에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글룹스도 올해 5종의 모바일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라, 게임의 성공여부에 따라 장부상 가치평가액이 올라갈 수도 있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