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속 틀린 맞춤법 7>
1. 이 자리를 빌어(X) 사죄하겠다
지난달 26일 '50억 협박 사건'으로 논란을 일으킨 배우 이병헌은 귀국하는 인천공항에서 "이 자리를 빌어 사죄하겠다"고 사과했다. 대부분의 언론들도 이병헌의 이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 썼다. 하지만 '이 자리를 빌어'란 말은 잘못된 표현이다. '빌어'는 '빌려'로 고쳐야 한다. 방송에서 인터뷰에 응하는 연예인들이 자주 틀리게 쓰는 단어다.
'빌다'는 용서를 구하다 혹은 구걸하다는 의미에서만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자리를 차용하다'는 의미의 '빌리다'가 바른 표현이므로 '이 자리를 빌려'가 맞다.
<참고> '빌리다'의 용례 : 예수의 말씀을 빌려 설교하다. / 그는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 기자는 이 사건을 고위 관리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등
2. 이민정의 헬쓱한(X) 얼굴
배우 이병헌과 함께 지난달 26일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이민정의 기사에는 '이민정의 헬쓱한 얼굴'이란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헬쓱하다'는 얼굴에 핏기가 없고 파리하다는 뜻의 '핼쑥하다'의 잘못된 표기다. 또 '해쓱하다'도 맞는 표현이다.
그러므로 '이민정의 핼쑥한 얼굴', 혹은 '이민정의 해쓱한 얼굴'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
3. 수근대다(X)
흔히 '수근대다'란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는 '수군대다'의 잘못이다. 우리말의 특징 중 하나인 모음조화 현상때문에 '수'뒤에는 '군'이 와야 맞다. 그러므로 '수군대다'와 '수군거리다' 맞는 표현이다.
마찬가지로 '소'뒤에는 '곤'이 와야 하기 대문에 '소곤대다', '소곤거리다'가 맞는 표현이다.
4. 검정색 (X)
보통 '검정색'이라고 쓰지만 '검은색'이 바른 표현이다. '검정'은 사전에 '검은 빛깔이나 물감'이란 뜻이므로 '검정색'은 중복 표현이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파랑', '빨강', '노랑' 등에도 이미 색의 의미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색'이란 단어를 붙여 쓰지 않는다.
5. 뿌리채(X), 통채로(X)
'봄 냉이는 뿌리채 캐서 먹어라'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뿌리채'는 '뿌리째'로 써야 맞다. 명사 '뿌리' 뒤에는 '그대로' 또는 '전부'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째'를 붙여 '뿌리째 뽑다'처럼 적는 것이 적절하다.
마찬가지로 '통채로'가 아니라 '통째로'가 맞는 표현이다.
'채'는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 있다는 뜻을 나타내는 의존 명사로 '사슴을 산 채로 잡았다', '옷을 입은 채로 들어갔다'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은/는 채' 구성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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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의 ´개구쟁이´ LP 커버 |
6. 개구장이(X)
'우리같이 놀아요 뜀을 뛰며 공을 차며 놀아요 우리같이 불러요 예쁜노래 고운노래 불러요 이마엔 땀방울 마음엔 꽃방울 나무에 오를래 하늘에 오를래 개구쟁이'
이 노래는 누구나 다 아는 산울림의 '개구쟁이'라는 곡이다. 하지만 이 앨범이 발매될 당시 LP 커버에는 '개구장이'라는 표현이 버젓이 등장한다. 많은 이들도 이 노래를 '개구장이'라고 부르곤 한다. 하지만 '개구장이'는 틀린 표현이다. '어떤 속성을 많이 가진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는 '~쟁이'라고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구쟁이', '거짓말쟁이', '말썽쟁이'가 맞는 표현이다.
'~장이'는 '어떤 기술을 가진 사람'의 뜻을 가진 접미사다. '미장이', '양복장이', '땜장이'가 그 예다.
7. 간절기(X)
'간절기에는 옷을 바꿔 입어야 한다'는 등 계절이 바뀌는 요즘 패션과 관련한 글에서는 '간절기'란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한 계절이 끝나고 다른 계절이 올 무렵의 그 사이 기간을 나타내는 말인 '간절기'는 국어사전에 없는 말이다. 따라서 '간절기'는 '환절기'로 바꿔 써야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간절기'가 마치 업계 전문용어인 것처럼 두루 쓰이면서 표준어인 '환절기'를 밀어내는 형국이다. 틀린 표현 '간절기'보다는 사전에 등재된 우리말 '환절기'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어떨까.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